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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한국에는 없고 미국에만 있는 세계 최고 ETF
유럽 명품 기업들은 그동안 자신들의 가방이나 의류 등 재고품들을 불태우는 '불장난'을 해왔다. 우리나라 패션회사들이었다면 홈쇼핑이나 아울렛 등에 할인해 팔면 되는데 프랑스 명품 회사들은 쉬운 길로 가지 않았다. 이들의 '불장난'을 구경하며 돈을 번 사람들은 바로 이런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이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불장난에 제동을 걸면서 명품 기업들은 고심하고 있다. 주주들이 싫어해서다.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로 불리는 프랑스 명품 기업들은 매년 엄청난 양의 섬유와 가방 등을 불태운다. 정식 매장이 아닌 할인 매장이나 암시장에 유통될 경우 가격 관리가 어려워지고, 브랜드 가치가 폭락하기 때문. 그러나 이러한 주주친화 행보는 환경에는 좋지 않다. EU는 섬유 등 패션 사업이 온실가스 배출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유럽 탄소 배출량의 20%가 섬유산업 폐기물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 작년 EU 집행위윈회는 회원국 각국에 "역내 섬유 산업계가 미판매되거나 환불된 의류 등을 파기해선 안된다"는 '에코디자인' 법을 제출해 기업들의 제품 소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럽에선 매년 약 600만t의 섬유가 버려지고, 그중 재활용되는 비율은 4분의1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EU가 환경을 보호를 위해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명품 기업들의 제품 소각은 과거처럼 원할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과 상관없이 전세계는 불타고 있다. 바로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자기 주식을 불태우는 자사주 소각은 주식시장에서의 '명품 기업'의 필요조건이다. 이 정도 수준에 올라오려면 자신이 하는 사업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어서 굳이 엄청난 투자를 하지 않고서도 막대한 돈을 벌고, 직원들에게 넉넉한 성과급을 지워주고 나서도 돈이 남아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100년간 주식시장의 최고 '발명품'은 ETF다. 분산 장기투자자자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다. 여러 종목을 일일히 매수 매도하는 수고를 대신 해준다. 매년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소각해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올려주는 기업만 묶어놓은 ETF도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가 운영하는 '인베스코 바이백 어치버스 ETF(PKW)'가 대표적이다. 3월18일 기준 최근 1년 26% 올랐으며 5년기준 상승률은 78%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기 주식을 매년 공격적으로 소각 처리하는 기업들은 주가도 매년 오르고, 환경도 파괴하지 않으면서 주주들을 만족시킨다. 자산운용사 인베스코가 이런 기업들에 대신 투자해주지만 수수료가 0.62%에 달한다. 이 정도 수수료는 ETF 치고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이 정도 수수료를 내고 중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ETF다. S;" >T모바일 존슨앤존슨 컴캐스트 부킹홀딩스 록히드마틴 등을 보여줬다. 톱5 종목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율 기준으로 빅테크 종목들과 비교해보면 인베스코가 PKW를 제대로 운용하는 지 검증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ETF 제목 그대로 잘 하고 있었다. 톱5 종목이 전체 ETF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ETF 보다 더 분산돼 있으며 구성종목이 231종목에 달한다. 미국 주식시장이 다소 주춤할때 성과가 좋으며 최근에는 주가수익률이 시장(S;" >국내에는 이런 자사주 매입 소각을 할 정도로 주주친화적 상장사가 적어서 국내에선 비슷한 ETF를 찾기 어렵다. 모바일 통신 서비스를 하는 T모바일 지분율이 4.84%로 가장 많고, 그 다음 세계 최고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존슨(4.82%) 케이블 등 종합미디어 회사 컴캐스트(4.6%) 여행 레스토랑 예약업체 부킹홀딩스(4.47%) 글로벌 군수·항공 우주회사 록히드마틴(3.95%) 등으로 구성돼 있다. 블룸버그를 통해 PKW 톱5를 검증해봤다. T모바일의 주식 수는 최근 1년(2022년말에서 2023년말 기준) 3.1% 감소했다. 이만큼 주식을 불태워 없앴다는 것. 1년 주가 중간값을 적용한 자사주 매입액은 57억3630만 달러다. 최근 1년 배당금 7억4700만달러를 합치면 총주주환원액이다. 이를 같은기간 순이익(96억6000만달러)로 나누면 주주환원율 67.1%가 나온다. 미국 평균 주주환원율 수준으로 예상보다는 낮았다. T모바일의 주주환원율은 마이크로소프트(37%) 보다는 2배 이상 높았지만 애플(76%) 보다는 낮다. 이는 PKW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ETF는 주주환원율 중 자사주 매입·소각에 집중한 것이다. 실제 T모바일의 주식 감소율(자사주 매입)은 최근 1년 3.1%이지만 애플은 2.4%에 그쳤다. 애플의 주주환원율이 높게 나온 것은 T모바일 보다 배당을 많이 줘서다. 결국 PKW는 배당 보다는 자사주 소각에 특화된 ETF다. PKW 보유주식 2위는 존슨앤존슨이며, 1년 주식 감소율이 무려 7.9%에 달했다. 미국 주식의 경우 자사주를 매입하는 동시에 소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국내 주식은 자사주 매입 따로, 소각 따로여서 실제 주주환원율 계산이 불가능하다. 존슨앤존슨은 주가가 부진하자 주주들을 붙잡겠다며 자사주 소각은 물론 배당도 넉넉히 지급 중이다. 두 주주친화 요소를 합친 주주환원율이 작년에 무려 213.6%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순이익의 213%를 주주환원으로 썼다는 뜻이다. 물론 향후 실적(순이익)이 증가하면 주주환원율 역시 정상화될 것이다. 순익 이상의 주주환원율은 일시적이라 흥분(?)해선 안된다. 애플도 주주환원율이 일시적으로 100%를 넘기도 한다. PKW 보유 3등 주식 컴캐스트는 주주환원율 차원에선 애플과 비슷하다. 1년 주식 소각은 3.8% 수준이었고, 배당을 감안한 환원율은 72.1%를 기록했다. 보유주식 4,5위는 각각 부킹홀딩스와 록히드마틴이었는데 모두 환원율 100%를 넘겼다. 부킹홀딩스는 배당을 주지 않지만 자사주 소각이 1년간 9.2%에 달해 높은 주주환원율을 나타냈다. 미국 대표 방산주식인 록히드마틴의 경우 전쟁으로 번 돈을 주주에게 쏟아부어줬다. 자사주 소각 5.5%에 배당도 1년간 31억 달러를 지급했다. 이를 통한 주주환원율 117.2%는 이 주식과 PKW의 투자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부동산 임장기] 봄기운 감도는 리츠시장 투자 3대 키워드
고금리 환경과 국내외 부동산 위기 때문에 함께 부진했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다. 대개 금리가 내려가면 리츠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금리가 떨어지면 리츠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편입된 자산 수익률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올해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지금이 리츠를 살 때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리츠 배당기준을 개선하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국내 리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 상장된 리츠 지수 지난해 10월이후 꾸준한 회복세리츠는 여러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집한 후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하는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이다. 자산운용사가 투자 자금으로 국내외 상가나 오피스 건물을 매입·매각하거나 임대해주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식이다. 개인이 높은 가격의 건물이나 해외 부동산을 직접 사고 팔지 않더라도 부동산에 투자한 효과를 보는 셈이다. 적은 돈으로 부동산 투자 효과를 노릴 수 있고 시중 금리나 웬만한 주식보다 높은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보니 초반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꽤 끌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연 7.8%를 기록했다. 국내에 상장된 리츠 23개 중 5개는 10%가 넘는 배당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상장할 때마다 수십~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는 했다. 그러나 2022년 말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해외 부동산 손실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리츠 투자 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2022년부터 예상보다 높은 금리와 함께 부동산 PF 부실 우려, 해외 부동산 손실 등 악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하지만 올해는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약간 달라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리츠TOP10지수'는 3월 15일 기준 809.77로 최근 1년 내 최저점(지난해 10월 23일, 732.21)과 비교해 77.56포인트(10.6%) 올랐다. 리츠주와 함께 인프라 종목 10개로 구성된 'KRX부동산리츠인프라지수'도 작년 10월 23일 1299.85를 기록한 이후 3월 15일 기준 1431.21까지 올랐다. 두 지수 모두 작년 10월까지 꾸준히 하락한 이후 회복세다.◆ 이익배당 기준 개선, 자산관리회사 인가 절차 간소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 통과최근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의 주요 키워드로 리츠를 제시하는가 하면 배당 확대 등 리츠 투자에 유리한 정책을 쏟아낸 부분도 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한 몫 한다는 평가다. 이익 배당 기준을 개선하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 법의 핵심은 리츠가 배당할 수 있는 이익을 계산할 때 평가손실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 기존 부동산투자회사법은 리츠 수익이 줄지 않더라도 자산 평가액이 하락하면 그에 따른 미실현 손실분을 빼고 배당해야 했다. 예를 들어 리츠가 100억원의 배당 가능 이익을 냈지만 50억원의 평가손실이 나면 50억원만 배당할 수 있었다. 이같은 구조 때문에 법인세 면제도 받기 어려웠다. 현행 법인세법상 리츠는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법인세를 면제받을 수 있었는데, 자산의 평가손실분을 반영하면 배당률이 떨어져 면제 혜택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하지만 앞으로는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해도 이를 이익 배당 한도에서 제외해 법인세를 감면하고 배당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부동산 수익을 온전히 투자자에게 나눠 줄 수 있게 된 셈이다. 개정안은 올 8~9월 중 시행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리츠와 관련된 불필요한 규제도 대폭 완화됐다. 우선 리츠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 제도를 폐지해 AMC 설립 기간을 단축했다. 이제까지 AMC 설립은 예비인가 이후 본인가까지 2단계로 구성돼 있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에 따라 그사이 금리가 변동되는 등 자산 매입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가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AMC 설립 기간도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함께 정부는 3기 신도시 등을 대상으로 한 대토 리츠 설립 시기 단축을 유도하기 위해, 주식 거래 시기도 현물출자 이후 1년이 경과하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대토 리츠란 토지주들이 토지를 보상받는 권리를 리츠에 출자하고 리츠가 토지를 개발한 후 이익을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토부는 리츠를 활용해 3기 신도시의 토지 보상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10조원 규모의 토지 보상이 예상되는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먼저 적용한 뒤 다른 지구로의 확대를 모색할 계획이다. 하여튼 정부가 부동산 간접투자 비중을 늘리기 위해 리츠에 주목하고 있고, 리츠 투자에 유리한 정책을 계속 도입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한동안 찬밥 신세였던 리츠 투자 매력이 다시 높아졌다는 뜻이다.하지만 아직까지는 리츠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국내 PF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데다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도 수면 위로 올라오는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서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현재 리츠 투자는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몇 가지 힌트가 있다.◆ 국내 리츠 투자땐 오피스, 리테일 분야를 주목하는게 안전우선 해외보다는 한국 리츠의 투자 매력이 높은 상황이다. 리츠가 투자한 자산의 경기 상황 때문이다. 국내 리츠는 주로 오피스빌딩과 물류센터, 리테일 자산을 담고 있다. 국내 오피스빌딩은 실질 공실률이 3% 미만일 정도로 수요가 많고, 리테일도 장기간 임대 계약을 맺고 있어 공실 부담이 작다. 반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미국 주요 도시 오피스 공실률은 19.6%에 달해 집계가 시작된 1979년 이후 최고치인 상황이다. 유럽 주요 도시들도 미국보다는 양호하지만 8%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리츠 평균 주가는 연초 대비 지난달까지 4.1% 하락했다. 이 기간 유럽, 싱가포르, 일본 리츠 등은 6% 이상 하락했지만 한국 리츠는 1.7% 상승했다.두 번째로는 중소형 리츠보다 대형 리츠가 유리하다. 금리가 떨어지는 환경에서는 양호한 신용등급을 받은 대형 리츠들의 혜택이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소형 리츠의 경우 신규 자산을 편입할 때 대형 리츠보다 자금 조달비용이 커져 배당 희석 우려가 큰 만큼 둘 사이 자산 규모 간격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 가격 하락이 큰 리츠와 높은 차입 부담으로 할인율이 높아진 대형 리츠들이 실적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저 싼 리츠보다는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소형 리츠나 경제환경과 이해 상충 가능성이 큰 리츠, 전략이 모호한 리츠는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리츠 편입자산 형태로 따지면 국내 리츠는 앞서 말했듯 오피스와 리테일 분야를 주목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급 과잉 문제가 떠오르는 물류센터 등을 기반으로 한 리츠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 미국 등 해외 리츠는 오피스 시장이 좋지 않은 만큼 성장 잠재력을 염두에 두고 노인주거, 데이터센터, 쇼핑몰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실제로 최근 미국 리츠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웰타워(Welltower)는 미국 노인시설을 집중적으로 보유한 헬스케어리츠다. 노인주거시설 임차율 회복, 임대료 상승, 인건비 완화를 이유로 올해 10.4%의 성장률이 제시되고 있다.
[코인진단] 1억 깃발 꽂은 비트코인 ... 향후 세가지 변수를 봐라
[코인진단-3]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갱신하고 7만3000달러 부근에 새로운 깃발을 꽂았다. 국내에서는 ‘김치 프리미엄’ 덕분에 일찌감치 비트코인 1개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다. 벌써 ‘영끌’을 해서 뒤늦은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는 2030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우려 섞인 기사가 나올 정도다. 1억원 돌파로 생긴 상승 탄력이 지속될지 여부는 세가지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단기간에 치솟은 가격 부담,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반감기다.비트코인 전고점 갱신은 아무 때나 일어나는 사건은 아니다. 특히 지금의 미국 기준금리가 과거 전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 11월 대비 5% 가량 높다는 점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은 이번 상승에서 글로벌 유동성에 기대지 않고도 전고점을 돌파한 셈이다. 비트코인의 이번 상승은 과거의 상승과는 다르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1억원이라는 결과보다는 상승의 원인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3월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량 650억달러2월 칼럼에서도 설명했듯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은 매우 뜨거운 형국이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인 에릭 발추너스에 따르면 3월 15일 기준, 비트코인 현물 ETF 10종의 월간 거래량은 650억달러를 넘어섰다. 아래 그래프에서 1, 2월은 30일, 3월은 15일 동안의 데이터다. 그래프의 하늘색 막대가 늘어나는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듯, 가장 적극적으로 비트코인을 모으고 있는 것은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다. IBIT는 지난 3월 1일자로 ETF 100억달러 클럽에 가입했으며, 이는 역대 가장 짧은 기간에 100억달러를 모은 기록이다. 이 클럽에는 3400개 ETF 중 152개만 가입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개수다. 현물 ETF는 구조상 반드시 발행량 만큼의 현물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IBIT는 ETF 출시 이후 60일만에 20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모았는데, 이는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2100만개)의 약 1%에 해당한다. 이 속도대로라면 올해 안에 IBIT 한 곳에 100만개 가량의 비트코인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주식 시장의 품절주처럼 되면서, 약간의 매수에도 크게 가격이 오르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랙록은 ETF 운영에 필요한 비트코인을 주로 장외거래를 통해, 피델리티는 시중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디지털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즈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비트코인 장외거래(OTC) 물량은 2020년 대비 75% 감소한 수준이다. 거래소 보유 비트코인도 2020년 대비 29% 감소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비트코인 품귀론’이 시장 가격을 자극하는 내러티브로 작용할 수 있는 배경이다. 공급 측면의 상황이 이렇다면, 수요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요소들이 있다. 비트코인의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됐던 2월 말부터 ETF에 쏟아진 자금은 미국에 있는 전체 기관투자자 수요가 아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라는 신종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들이 있다. 당장 블랙록만 해도 지난 3월 7일 글로벌 할당 펀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신청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접수한 바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 무엇보다 비트코인 ETF 순유입 추이가 중요그럼 무조건 비트코인 가격은 앞으로 지속적인 상승을 하게 될까. 그렇지는 않다. 이미 역대 최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가격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15일 조정을 맞으면서 가격이 7만3000달러대에서 6만7000달러대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최근 몇 달 가격 추이를 생각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속적인 매수세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가격은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10개의 ETF로 돈이 얼마나, 어떤 속도로 들어오는지를 매일 체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확인됐으나, 순유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지 여부는 그것과 별개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주에 있었던 가격 변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비트코인 가격을 보면 한국 날짜로 13일과 15일에 두 차례의 깊은 조정이 발생했다. 이는 각각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미 생산자물가지수(PPI) 지표 발표가 있었던 시기다. 두 지표는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비트코인 가격에 악재로 작용했으나, 13일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세가 받쳐주면서 가격을 다시 회복했다. 15일 아침에도 이같은 학습 효과로 깊은 조정 이후 가격 회복이 이뤄졌다. 그러나 뒤늦게 전날 현물 ETF 순유입세가 급감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날 오전 11시 즈음부터 비트코인 가격에 깊은 하락이 발생했다. 날짜별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 비트코인 조정으로 생긴 3가지 악재 극복할 수 있을까현재 비트코인 시장에는 크게 3가지의 악재가 있다. 첫째는 급상승한 비트코인의 가격 자체다. 증가한 시가총액이 마치 늘어난 체중처럼 비트코인 매도 압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둘째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물가다. 1970년대 섣부른 금리 인하로 뜨거운 인풀레이션을 맛본 미 연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 안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 자료에 따르면 시장은 연초 미 연준의 금리인하가 4번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3월 물가지수가 발표되자 이 숫자는 3회로 줄어들었다. 지금까지는 비트코인이 큰 폭락 없이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부정적인 물가 지표가 나올수록 가격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은 4월 19일 즈음으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다.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반감기 직전에는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매도가 상당히 강력해진다. 채굴 비용 보전 차원에서 현금화 비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채굴자 매도량은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다. 다만 ETF발 매수세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까지처럼 상승 일변도의 시장이라면 반감기 변동성이 낮겠지만 큰 폭의 조정이 발생하면 채굴 기업들이 일제히 보유 물량 처분에 나서면서 복합적인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세 가지 악재에도 6만7000달러대로 다시 내려온 비트코인 가격이 재차 상승해 전고점을 다시 한 번 두드릴까. 그것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날 그날 현물 ETF 시장으로 들어오는 유입세가 이를 결정할 것이다. 지표와 데이터에 의지하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의 脈] 잡탕밥같은 각국 통화정책 ... 한국의 선택은
태풍이 발생했는데 바람이 안 분다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태풍이 완전히 통과했거나 아니면 태풍의 중심인 '태풍의 눈'에 있을 때다. 둘 다 바람이 안부는 지역인 것은 맞지만 미래는 완전히 다르다. 태풍이 지나간 지역은 더 이상의 피해가 없다. 반면 태풍의 눈에 있는 지역은 태풍이 이동하면 큰 피해가 발생한다. 세계경제에는 2022년부터 고금리 태풍이 불었다. 코로나19로 대규모로 풀린 돈이 급속한 물가 상승을 야기하자 미국부터 금리를 급속히 올려 경제를 옥죄었다. 이 영향이 전 세계로 파급됐다. 2년이 지난 지금 바람은 잠잠해졌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태풍이 지나갔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더 무서운 게 닥칠 것이라고 한다. 각 전망에 따라 각국이 통화정책을 통해 대응하는 양상도 제각각이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걸까. 조바심을 내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미국 2월 물가 예상치 웃돌며 금리인하 안갯속 ... 신흥국 통화정책의 '등대' 역할 전혀 못해남미의 아르헨티나는 13일(한국시간) 기준금리를 30%포인트 내렸다. 인하 후 이 나라의 기준금리는 연80%다. 미국 기준금리(5.5%)의 15배에 달한다. 반면 터키는 올 들어 기준금리를 2.5%포인트 올려 연45%를 유지하고 있다. 신흥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이 각양각색이다. 미래의 방향성이 대한 전망이 엇갈릴 때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는 향후 대규모 자본이동과 이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기인한다.고금리 태풍의 근원지인 미국의 통화정책은 '정중동'이다. 변죽만 계속 울릴 뿐 정작 행동은 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 통화정책의 '지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경제리더십도 상당부분 훼손됐다. 연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도 헷갈린다.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3.2%로 집계되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물가 발표 전 2월 실업률이 3.9%로 0.2%포인트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고용불안 심리가 퍼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하지만 곧바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자 이 같은 전망은 쑥 들어갔다. 하반기까지 금리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지표에 일희일비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이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미국의 금리 전망은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일본 금리인상 기대감 팽배 ... 디플레 걱정 중국은 금리 내렸지만 위안화 환율 추이에 긴장미국의 눈치를 보던 다른 나라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움직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국가는 일본이다. 이 나라는 2016년 이후 8년째 기준금리를 -0.1%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일본의 통화정책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본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2년 5월부터 2년여 기간 동안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일본의 2023년 4분기 성장률도 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0.4%를 기록하면서 전 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탈피했다. 경기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고수는 글로벌 고금리 추세와도 상충된다. 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이 나라 경제가 디플레로 상징되는 '잃어버린 30년'에서 완전히 탈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자금시장에 파장을 몰고 올만한 사항이다.중국은 올 들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5년 만기)를 0.25%포인트 낮춰 연3.95%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린 것. 중국은 일본과는 달리 소비가 위축되고 부동산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급선무다. 중국 경제가 꼬여 갈수록 금리인하 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 환율은 출렁이고 중국과 거래하는 많은 나라의 경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중국과 미국의 갈등 국면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걱정스럽다. 정치와 경제 외교 등 모든 측면에서 궁지에 몰리고 있는 중국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경기부양 다급한 신흥국들은 금리 인상보다 인하에 무게 두며 '각자도생' 나서신흥국들도 제각각 행보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은 올 들어서도 기준금리 인하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7월 연13.75%에 달했던 이 나라 기준금리는 지금은 11.25%까지 떨어졌다. 6개월 사이에 2.5%포인트 내렸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동결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브라질은 금리를 내리고 있다. 칠레도 올해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렸다. 칠레의 기준금리도 지난해 7월 연11.25%에서 인하하기 시작해 현재 연7.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체코는 올 들어 0.5%포인트, 헝가리도 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내렸다. 금리를 내린 국가들은 환율 방어 등 대외 경제의 안정보다 국내 경기부양이 더 시급한 경우다. 반면 터키는 2023년 6월 8.5%였던 기준금리를 연45%까지 끌어올렸다. 터키 리라화의 달러대비 환율은 비슷한 기간 25에서 32까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경기부양 보다 대외 경제 안정이 급한 경우다.한때 미국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의 통화정책을 이끌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따라 올리고 미국이 내리면 따라서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각국의 경제는 각자도생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춘 만큼 더 이상의 미국발 고금리 태풍은 불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다. 두 번째는 그동안의 고금리로 인해 국내 경기가 위축돼 경기 부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의 금리 차가 발생해도 자본유출 등의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 국제금융의 상황이 미국과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선제적인 금리 등락 움직임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행태와 비슷 ... 한국정부 정책 失機 없어야한국은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계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국내 경제 상황만 놓고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사상 최대치로 벌어진 점이 여전히 부담스럽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미 간 금리차로 인한 부작용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고금리 태풍이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각국은 지금 자국경제의 미래를 놓고 정답은 모른 채 문제의 답을 써내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선제적인 통화정책이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맞아 떨어질 때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예상과 달리 경제가 움직인다면 만만찮은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국가들은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와중에 한국은 과도한 미국의 눈치 보기로 정책을 실기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노영우 국제경제전문기자
[Bongtfolio] 위험자산 베팅 수요가 美증시에 주는 시그널
지난 8일 미국 S;" >사실, 2월중순에만 해도 시장에 우려할 만한 요소는 많았다. 물론 연초부터 성장이 금리를 이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1월 인플레이션이 상승세로 발표된 점과 여전히 뜨거운 고용 지표, 그리고 6번의 금리인하 기대가 순식간에 3-4회로 하락한 상황은 주식에 충분히 부정적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위험자산의 척도로 언급되는 하이일드 채권, 즉 미국 투기등급 채권 ETF의 자금 유출은 그 해석을 두고 논란이 될 수 있었다. 하이일드 채권은 S;" >더구나, 지금처럼 금리가 높거나 경제가 침체의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분위기에서 미국 기업 발행물이라고 해도 꺼려질 수 밖에 없다. 해당 관점에서 볼 때 미 하이일드 채권, 관련 ETF 등에 자금이 유입되거나 유출되는 움직임은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존재한다. 패시브 투자가 활발해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이일드 ETF에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ETF로 자산배분하는 채권 매니저 또는 자산배분 매니저들이 위험자산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해왔다. 그러나 이는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는데, 자금이 유출되면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서 국채나 유동성 MMF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물론 이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미국 대표 하이일드 채권 ETF의 자금은 2023년 10월말 잔고 대비 2023년 11월말 무려 44%가 넘게 유입되었고, 특히 11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열흘간 30%가 넘게 증가했다. 보통 하이일드 자금이 유입되면 주식은 시차를 두고 또는 동반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가 기억하는 2023년 11월 미국 증시도 한달간 약 9%의 강세를 보였다. 금리가 예상치 못하게 상승하면서 2023년 8월, 9월, 10월은 2022년과 같은 미니 악몽이었다. 석달간 S;" > 올해 들어서는 반대의 상황이 나타났다. 2월말까지 하이일드 ETF에서 보유자금의 약 20%의 자금 유출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은 2월만 S;" >일본, 미국 반도체 주식은 예상치 못하게 천정부지로 치솟지 않았던가? 하지만 스프레드, 즉 국채와 하이일드 채권 금리와의 차이는 연초 3.23%에서 3%초반까지 축소되며 채권내 위험 자산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약 3%의 차이만으로도 부도 위험을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한번 더 생각해보면 부도 위험이 그만큼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이 기업의 부도를 초래할 만한 리스크가 낮으니 국채에 3%만 더 얹어주더라도 투자자들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결국, 2월의 하이일드 자금 유출은 리스크를 회피하는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선호하여 주식으로 이동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정리해보면, 작년 11월에는 현금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흘렀거나, 일반적인 채권에서 하이일드 베팅 수요가 늘었고, 올해는 그 베팅을 주식으로까지 옮겨가는 흐름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상만 보면 그만큼 시장은 위험 선호 분위기가 자리잡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간 시장을 이끌던 엔비디아가 3월 8일, 11일 큰 하락을 보이다 12일 CPI를 기점으로 다시 급등했다. 올 한해 90%를 넘어서기도 한 주식 성과가 3월 11일 기준으로 고점대비 15%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 기회를 잡는 것일지 분간하기 힘들다. 다른 반도체 주도 마찬가지지만, 올 한해 AMD는 약 +40%, 브로드컴 +20%, ASML +30%, TSMC 약 40% 수준의 성과를 시현했다. 이러한 AI 대장주들이 흔들리면서 시장에 거품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AMD 50배, ASML 42배를 제외하면 벨류에이션상 큰 부담은 아니다. 물론 물가 발표 후 시장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함께 올라오는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감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전년대비 헤드라인 CPI가 예상대비 0.1%p 더 상승하며 3.2%를 기록했고, 근원 CPI도 전월과 같이 0.4% 상승하며 예상 대비 웃돌았다. 그러나 연준에서 관찰하는 슈퍼코어(주거, 에너지 및 식품 제외 물가)의 경우 월간 상승 기준 전월 0.83%에서 0.47%로 둔화되었고, OER(등가임대료)도 0.6%에서 0.4%로 줄면서 긍정적인 면도 보여 물가가 발목을 잡는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다만, 물가 추세를 볼 때 하락하는 흐름은 유효하고, AI라는 걸출한 '성장'의 요소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위험자산의 투자 또한 유효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혹자는 내주 19~20일(현지시간)에 있을 FOMC에서 점도표의 변화로 FED가 금리인하 기대를 조절할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기존 3회에서 2회로 횟수를 줄여 향후 기대감을 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파월 의장의 단독 의지도 아니고 미국 최고의 현인 19명이 각자 독립적으로 내리는 결정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예상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러한 결론으로 시장이 흔들리거나 연준의 중장기적 관점이 바뀌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미 연준은 6개월 또는 1년의 추이를 바라보고 결정에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 영향에 대해 극도로 신중하기 때문에 지금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하락만큼 혹시나 발생할 침체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 예상과는 다른 결론이 발생하더라도 변동성은 일시적일 것 같다는 판단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물가의 하락 흐름의 방향성과 위험자산 선호 기조는 어느정도 정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시장이 테마 또는 일정 섹터 및 국채에 쏠림 현상으로 좌우될 경우 이를 소화할 시간 또는 계기가 필요할 것이며, 그 정도가 과할 경우 조정의 단계를 거칠 수는 있다. 그래서 지금은 주식과 채권의 자산간 배분, 주식과 채권 각각의 자산내 전략 배분, 그리고 투자자 스스로 욕심을 조절하는 지혜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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