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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은 총재 지명자, 라구람 라잔의 길을 걸을까 [경제의 脈]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 지명자를 보면 2013년 인도 중앙은행 총재로 발탁됐던 라구람 라잔이 떠오른다.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먼저 글로벌 스타 경제학자의 중앙은행 총재 발탁이다. 신 지명자는 신흥국 금융위기와 관련한 금융시스템을 연구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라잔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사전에 경고한 논문으로 주목받은 학자였다. 신 지명자는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실무를 익혔고 라잔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명성을 얻었다. 두 사람 모두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다.*'고환율 고물가 저성장' 취임 초기 경제상황 엇비슷취임 초기 경제상황도 엇비슷하다. 라잔이 취임한 2013년 인도 경제는 고환율 고물가 저성장이라는 위기에 빠져 있었다. 금융 위기 후 막대한 돈을 풀던 미국이 돈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예고하자 신흥국인 인도가 직격탄을 맞았다. 라잔은 취임 직후 정책의 우선순위를 물가안정에 뒀다.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물가를 낮췄다. 중앙은행 주도로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을 늘려 루피화 가치를 안정시켰다. 또 감춰진 은행 부실채권을 공개하는 등 금융시스템 개혁도 동시에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실물경제도 안정시켰다.2026년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으로 우리 경제도 고물가 고환율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달러당 원화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섰고 유가 급등으로 물가상승세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률도 한은이 2월 예상한 2%보다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딜레마에 빠진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높이면 성장이 타격을 입고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낮추면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신 내정자도 라잔처럼 단기적으로 고통이 있더라도 통화정책 우선순위를 확실히 정하고 꾸준히 밀어붙여야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신 지명자, 정치권 압력 딛고 위기 극복할 통화정책 펴나가길정치권과의 긴장 관계가 예상되는 점도 비슷하다. 라잔이 취임했을때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중앙은행에 돈을 풀어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라잔은 이런 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높였다. 신 지명자도 지선을 앞두고 돈 풀기에 대한 정치권의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환율과 물가, 유가 충격 등을 감안하면 돈을 풀어 물가를 자극할 상황은 아니다.라잔은 중앙은행 총재직을 연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3년 임기를 마치고 총재직에서 내려왔다. 정치권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원인을 제공했다. 신 지명자가 위기 앞에서 어떤 통화정책의 길을 만들어 갈지 주목된다.
"바이오 묻고 더블로 가!" 600% 올랐는데 2배 더 오른 알지노믹스
지금 당장 ISA로 국내상장 美ETF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국내 절세계좌에서 ‘반칙’에 가까운 혜택이 바로 미국 등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의 국내 상장 버전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빅테크 주식에 골고루 투자하면서 환율 관련 이익(환차익)까지 챙길 수 있어 고환율 시대를 극복할 투자 팁이다.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으로 구성된 코스피는 반도체·자동차와 같은 하드웨어 중심이다. 업종내 비중도 기술(IT) 비중이 53%가 넘어 쏠림현상이 심하다. 특정 사업이나 업종에 쏠려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더 많은 투자 위험을 갖게 된다. 한국 보다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된 미국 지수 추종 ETF가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는 이유다.일단 ETF 투자 부터 시작해야 한다. ISA내 ETF 비중은 45%(삼성증권·2025년 통계)까지 높아졌다. ISA를 비롯해 연금저축펀드·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절세계좌들에는 국내 금융사들의 상품들만 담을 수 있다. 해외주식이나 해외 ETF는 투자할 수 없다. ‘팔은 안으로 굽으니’ 당연한 세금 혜택 조치다.ISA 계좌를 활용해 ETF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1등 투자 대상은 미국 우량주다. 2026년 들어 2월까지 삼성증권 ISA 계좌에서 가장 많이 투자된 ETF는 ‘KODEX 미국S; clear: both; display: table; max-width: 700px; margin-right: auto; margin-bottom: 40px; margin-left: auto; color: rgb(51, 51, 51); font-family: " noto="" sans="" kr",="" scmh_nmu;=""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단위=%). 3월30일 현재. KODEX는 삼성증권의 ETF 브랜드다. 이런 국내 회사 브랜드가 붙어 있는 ETF를 ‘국내 상장 ETF’라고 말한다. 자산운용사 이름 다음으로 이어지는 명사가 ETF의 투자 철학을 뜻한다. 미국S; margin-right: 20px; margin-bottom: 25px; margin-left: 20px; letter-spacing: -0.025em; line-height: 1.57em; min-height: 1.5em; white-space-collapse: preserve; color: rgb(51, 51, 51); font-family: " noto="" sans="" kr",="" scmh_nmu;=""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ISA 계좌가 대한민국 국민 대상이나 이 계좌로는 미국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국내 투자(주식·ETF) 보다 유리하다. 글로벌 분산 투자와 환차익은 물론 국내 주식 대비 낮은 변동성 등 세 가지 이유에서다.절세 계좌로 국내 상장 미국 지수 ETF를 사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간접 투자로 국내 주식 투자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김승호 ‘돈의 속성’ 저자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15% 이상은 미국 달러 표시 자산이어야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화로 생활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고환율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시대에 더더욱 미국 주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미국 ETF를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으로 쌓아놓고 국내 주식 ETF를 추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미국은 소프트웨어 중심이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구글이나 사무실 프로그램의 대명사 마이크로소프트, 인스타그램 등 SNS의 제왕 메타 등이 그 증거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선 하드웨어 중심인 한국과 함께 투자하기 좋은 구조다.원달러 환율이 1500원 이상의 고환율 시대가 뉴노멀로 정착되고 있다. 2026년 들어 환율 급등(원화값 급락)으로 국내상장 미국 ETF의 수익률이 선전하고 있다. 기초 지수는 미국 지수이지만 수익률은 원화 기준으로 환산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하락기엔 S;" >시장과 달러 강세가 함께 지속될 땐 국내상장 미국 기초지수 ETF 수익률이 실제 지수 수익률을 크게 웃돈다.미국은 국내 시장 보다 변동성이 덜하다. 마음 편한 장기 투자가 가능해서 미국 지수 추종 ETF가 핵심 자산으로 거론된다. 미국 S; margin-right: 20px; margin-bottom: 25px; margin-left: 20px; letter-spacing: -0.025em; line-height: 1.57em; min-height: 1.5em; white-space-collapse: preserve; color: rgb(51, 51, 51); font-family: " noto="" sans="" kr",="" scmh_nmu;=""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AI 시대에 반도체가 많이 필요해지면서 코스피는 뜨겁게 타올랐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 코스피가 주요국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말 처럼 시장 하락기엔 급락하는 구조가 반복돼왔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선 많은 비중을 국내 주식이나 ETF로 넣기 어려운 이유다.ISA에 미국 관련 ETF 중심으로 자산을 쌓다가 연금계좌로 ‘이사’가서 세금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ISA 만기 금액을 60일 이내에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넘기면 이전 금액의 10%(최대 300만원)까지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기존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한도 900만원에 ISA 전환 공제 300만원을 더하면 최대 1200만원의 세액공제라는 절세 공식이 완성된다. ISA 해지 뒤에 다시 가입하며 이 같은 절세 혜택을 반복해 누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 충격, 한국이 유독 큰 이유는 [경제의 脈]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벌인지 한 달이 다돼간다. 세계 각국 경제는 전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와중에 한국의 변화가 가장 극적이다. 주식시장은 10%이상 등락을 거듭했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의 변동 폭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살펴보면 이처럼 큰 충격을 받는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 유가-환율 부문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려먼저 유가와 한국경제의 관련성이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벌인 이후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쟁전인 2월26일 배럴당 65달러에서 3월19일에는 92달러까지 올라 상승률이 4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해산 원유인 브렌트유 가격은 71달러에서 105달러로 48% 올랐다. 지정학적 위기가 닥치면 유가가 오르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그 정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같은 기간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71달러에서 157달러로 상승률이 121%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한때 17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두바이유의 상승률이 다른 지역 원유 상승률의 3배 가까이 된다. 전쟁 전에는 모두가 거의 비슷한 가격이었지만 전쟁 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두바이유 값만 유독 급등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들여오는 원유는 중동산이 70%가 넘는다는 점이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가격이 보여준다. 이같은 실물경제의 토대는 환율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달러당 원화값은 이란 전쟁 후부터 3월25일까지 4.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엔화는 1.5%, 유로화는 1.7%, 대만 달러는 0.6% 떨어졌다. 멕시코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률도 한국보다 낮았다. 전 세계가 전쟁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와 관련한 가격이 울퉁불퉁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유가 불안에 돈을 풀어 대처하기도 난감한 상황유가와 환율의 불안은 그만큼 우리나라 실물경제가 타격을 많이 받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1.8%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세계 경제도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일 것임을 근거로 들었다. 한은은 당시 연평균 유가를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64달러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전망은 한 달 만에 바꿔야 할 상황이다. 올 들어 3월까지 국제유가 평균치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76달러, 두바이유 기준으로는 85달러다. 브렌트유 기준으로는 19% 올랐고 두바이유 기준으로는 33%나 올랐다. 최근 전쟁 흐름을 보면 유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10%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전쟁 효과로 성장률은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도 떨어진다. 유가가 계속 오르면 정부가 재정에서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어려워진다. 유가상승에 따른 충격을 돈을 풀어 해결하려면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경을 편성해 경기를 떠받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통화정책은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 때문에 확장적으로 가기는 어렵다. 최근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영국 등은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호주는 3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각국의 정책 기조가 완화가 아닌 긴축으로 선회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도 물가 부담이 가중되면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 매번 유가가 급상승할 때면 우리경제의 취약성이 눈에 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견뎌야 할 숙명과 같은 일이다.
가족법인은 ‘절세 만능키’라는 환상에서 깨어나라 [알쓸상증]
최근 고액자산가들과 꼬마빌딩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족법인(가족형 부동산 관리법인 등) 설립이 필수적인 자산관리 수단처럼 유행하고 있다. 개인에게 집중되는 최고 49.5%의 종합소득세율과 무거운 양도소득세, 그리고 날로 치솟는 건강보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도피처로 법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더욱이 자녀에게 자산을 합법적으로 이전하면서도 부모가 경영 의사결정권을 안정적으로 쥐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가족법인을 무척 매력적인 도구로 돋보이게 한다.하지만 가족법인의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막연한 ‘절세 만능키’로 여기는 환상은 대단히 위험하다. 법인은 개인과 구별되는 엄연히 독립된 법인격이다. 설립 문턱은 낮아졌을지 몰라도, 법인의 자금을 개인화하는 출구전략이나 누적되는 세무 리스크를 방치할 경우 오히려 세금 폭탄을 맞거나 자금 운용의 발이 묶이는 사태가 발생한다. 특히 2025년과 2026년을 기점으로 소규모 가족법인을 겨냥한 세법 개정이 대거 시행되면서, 과거와 같은 단순한 꼼수 절세는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가족법인은 막연한 절세 수단이 아니라 자산의 규모와 목적, 자금 흐름, 그리고 100년 앞을 내다보는 승계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다뤄야 할 고도의 관리 플랫폼이다. 성공적인 가족법인 운영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장점과 치명적인 단점을 분석해 본다.◆ 장점 1 - 압도적인 소득 분산과 손익통산, 그리고 건보료 배제 효과가족법인의 가장 직관적인 장점은 고소득 개인에게 가해지는 징벌적 수준의 누진세와 건강보험료 폭탄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근로소득이 높은 개인이 금융소득이나 임대소득을 추가로 얻어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최고 49.5%의 소득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여기에 직장가입자라 하더라도 급여 외 소득이 2천만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의 약 8%(장기요양보험료 포함)를 건강보험료로 온전히 토해내야 하므로, 세후 수입은 반토막이 나기 일쑤다. 반면 자산을 가족법인에 출자해 운용하면 대략 20~22% 수준의 법인세율로 과세가 종결되며, 법인 수익 자체에는 개인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더욱 파격적인 혜택은 법인의 ‘손익통산’ 기능이다. 개인은 근로, 사업, 금융, 양도 등 소득 유형이 엄격히 분리되어 있어, 한 곳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이익에서 세금을 깎아주지 않는다. 상장주식에서 큰 손실을 보더라도 임대소득세는 그대로 내야 하는 식이다. 하지만 법인은 소득의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투자와 사업 활동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하나의 과세표준으로 합산한다. 심지어 당해 연도에 다 털어내지 못한 결손금은 최대 15년까지 이월해 향후 발생할 이익에서 계속 공제받을 수 있다. 법인에게 손실은 곧 미래의 세금을 줄여주는 훌륭한 ‘장기 절세 자산’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장점 2 - 세대간 자산 이전을 위한 강력한 ‘합법적 레버리지’가족법인은 부모 세대의 부를 자녀 세대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세금 누수를 최소화하는 고도화된 레버리지 도구다. 핵심은 자금의 ‘대여’ 구조에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현금을 무상으로 빌려줄 경우, 세법상 증여이익 비과세 한도는 연 1천만원에 불과해 적정이자율(4.6%)을 적용 시 약 2.17억원까지만 무상 대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자녀가 지분을 100% 보유한 가족법인(특정법인)에 부모가 무상으로 자금을 대여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증여 의제 규정(상증세법 제45조의5)이 적용되어, 증여이익 비과세 한도가 1억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결과적으로 부모는 증여세 부담 없이 무려 약 21.7억원이라는 거액을 자녀의 법인에 빌려줄 수 있다.이렇게 법인으로 흘러간 부모의 자본(가수금)은 꼬마빌딩 매입 등 자산 증식의 종잣돈이 되며, 여기서 창출된 수익은 지분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배당으로 귀속된다. 나아가 법인의 자산 가치가 급등하기 전, 즉 부동산 등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전 초창기에 액면가 수준으로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하거나 저가 양도하면 주식 이동에 따른 세금마저 극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후 부모의 가수금은 법인이 증자를 통해 출자전환(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면, 법인의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자본금을 확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장점 3 - 유보금을 통한 복리 마법과 유연한 재무 설계개인 명의의 투자는 매년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즉각적으로 고율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므로 재투자할 수 있는 종잣돈의 규모가 계속 줄어든다. 반면 가족법인은 창출된 이익을 당장 급여나 배당으로 꺼내지 않고 법인 내부에 ‘유보’하면 추가 과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세금으로 빠져나갈 돈을 고스란히 보존해 지속적인 재투자에 나설 수 있으므로 자산 증식의 복리 효과가 극대화되고 자본 축적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다.이렇게 축적된 자본은 법인의 상황과 주주의 소득 구간에 맞춰 가장 유리한 시점에, 원하는 형태로 분배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필요하다면 임원 퇴직금 제도를 활용해 한 번에 큰 자금을 손금(비용)으로 털어내면서도, 개인은 근로소득보다 세율이 낮은 퇴직소득세로 분리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또한 2026년부터 도입되는 '고배당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규정을 잘 활용하면, 배당을 늘린 가족법인의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고 14~35%의 분리과세만으로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새로운 절세 루트가 열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단점 1 - 소득의 개인화와 가지급금의 덫가족법인 투자의 가장 뼈아픈 맹점은 법인에 돈이 쌓일땐 좋지만, 그 돈을 내 주머니로 가져오는 ‘출구전략’이 매우 까다롭고 비싸다는 것이다. 법인 내부에 유보된 이익은 개인의 생활비나 자산 이전에 직접 쓸 수 없다. 이를 실질적으로 사용하려면 급여, 배당, 퇴직금의 형태로 빼내야 하는데, 이때 개인 단계에서 고율의 소득세와 멈춰있던 건강보험료 부담이 다시 살아난다. 특히 배당은 법인세를 내고 남은 세후 이익을 재원으로 하는데, 이를 개인이 받을때 또다시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므로 이중과세의 성격이 짙다. 결국 장기적인 회수 전략 없이 설립된 법인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합쳐 개인 직접 투자보다 전체 세 부담이 커지는 역효과를 낳는다.더 위험한 것은 회삿돈을 정당한 급여나 배당 절차 없이 무단으로 인출해 쓰는 ‘가지급금’ 리스크다. 가족이 운영한다고 해서 법인 자금을 개인 대출 상환이나 사적 용도, 혹은 증빙 없는 지출로 사용하면 이는 전액 가지급금으로 처리된다. 가지급금이 쌓이면 매년 4.6%의 인정이자를 법인에 입금해야 하며, 이는 법인세 증가로 이어진다. 이를 방치하면 결국 대표이사의 상여로 처분되어 어마어마한 종합소득세 폭탄을 맞게 되고, 기업 신용평가 하락과 세무조사의 1순위 타깃이 된다. 또한 훗날 법인을 폐업(해산·청산) 할 때도, 부동산 가치 상승분에 대한 '청산소득 법인세'를 납부해야 하며, 주주들이 배분받는 잔여 재산이 애초 투자 원금을 초과하면 '의제배당'으로 간주되어 또다시 무거운 소득세를 치러야 한다.◆ 단점2 - 성실신고의 굴레와 2026년 법인세 철퇴정부는 사유화된 소규모 가족법인을 향한 과세의 고삐를 무섭게 죄고 있다. 부동산 임대나 이자·배당 소득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면서 상시 근로자가 5인 미만이고 지배주주 지분이 50%를 초과하는 가족법인은 '성실신고확인대상 법인'으로 묶인다. 대부분의 가족법인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더 치명적인 것은 세법 개정에 따른 직접적인 세금 인상이다. 2025년부터 성실신고대상 소규모 법인에 주어지던 과세표준 2억원 이하 '9% 최저세율' 구간이 완전히 폐지돼 최소 19%의 세금을 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2026년부터는 법인세 전 구간이 1%p씩 추가 인상돼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나아가 2026년부터 이들은 세법상 '중소기업' 지위마저 박탈당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통합투자세액공제 등 각종 혜택이 사라지고, 접대비 인정 한도액은 절반(1,200만원)으로,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는 소득의 80%로 쪼그라든다.이뿐만이 아니다. 2026년부터는 국세청이 굳이 정식 세무조사를 벌이지 않더라도, 조세 보전의 목적만 있다면 언제든 '실질적인 사업 운영 현황'을 입증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명확해진다. 주소만 빌려 쓰는 비상주 공유 오피스나, 실제 업무 없이 서류상으로만 등록된 가짜 직원이 적발될 경우 곧바로 법인세 부인이 취소되고 최고 45%의 개인 소득세나 50%의 증여세가 추징될 수 있다.◆ 단점3 - 자산별 득실 역전: 징벌적 부동산 중과세와 금융상품 혜택 원천 배제가족법인 명의로 투자한다고 해서 모든 자산에 마법 같은 절세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취득 문턱부터 혹독하다. 법인이 주택을 매입하면 13.4%라는 징벌적 취득세 중과를 맞게 된다. 상업용 꼬마빌딩이라도 법인의 본점이 서울 등 과밀억제권역에 있고 설립 5년 이내라면 9.4%의 중과세가 꼼꼼히 따라붙는다. 일반 세율(4.6%)의 두 배가 넘는 초기 비용은 자본이 부족한 법인에게 치명타다. 게다가 매각 시에도 뼈아픈 차별이 존재한다. 개인이 부동산을 오래 보유하면 누릴 수 있는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80%)'가 법인에는 아예 적용되지 않아 거액의 양도차익에 대해 법인세를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금융상품 투자에서도 법인이 철저히 불리한 영역이 존재한다. 개인은 상장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소액주주 요건을 충족하면 전액 비과세를 받거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및 연금저축을 통해 강력한 세액공제와 분리과세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법인은 이러한 혜택에서 완전히 배제돼 국내 상장주식이나 펀드를 팔아 남긴 이익에도 어김없이 20% 이상의 법인세가 과세된다. 결국 실거주용 부동산이나 비과세 혜택이 풍부한 금융상품까지 무리하게 법인에 밀어 넣는 것은 오히려 세금을 자처해서 내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수 있다.가족법인은 그 자체로 세금을 없애주는 요술 램프가 아니다. 법인 설립은 절세의 끝이 아니라 복잡한 규제와 의무를 짊어지는 새로운 경영의 시작이다. 자녀를 형식적인 주주나 유령 직원으로 올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표준 정관을 그대로 복사해 쓰며, 비상주 오피스에 주소만 걸어두는 식의 얄팍한 운용은 2026년부터 본격화되는 국세청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진정한 가족법인의 가치는 단순한 단기 세금 회피가 아니라, '100년을 내다보는 가문 자산의 시스템화'에 있다. 설립 단계부터 어떤 자산을 취득할지(부동산 vs 금융), 본점은 어디에 둘지(과밀억제권역 회피), 자본금과 지분 구조는 어떻게 짤지 명확히 설계해야 한다. 또한 임원 퇴직금과 배당 규정을 정교하게 다듬은 맞춤형 정관을 마련하고, 대표이사의 급여 수준과 실질적인 업무 내역(주총 의사록, 업무일지)을 꼼꼼히 증빙하는 '실체 있는 사업체'로 키워나가야만 한다. 가족법인이라는 그릇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자산가만이 이 제도를 무기 삼아 안전하고 성공적인 부의 승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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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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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랩
175년 고인물 미국 유리회사 주가가 3배 폭등한 이유는 [폼美쳤株]
문일호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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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랩
주가 2배 급등에도 매력적인 독점 건설기계株...문제는 옥상옥 지배구조 [국장유턴]
문일호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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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랩
그가 체포되자 ETF '꿈틀'... 트럼프가 밀어주는 ETF 5종 세트 [ETF투자의 모든 것]
문일호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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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년 고인물 미국 유리회사 주가가 3배 폭등한 이유는 [폼美쳤株]
미국 ‘유리 전문점’ 코닝사의 주가가 최근 1년만에 3배 올랐다. 1851년 설립된 이 상장사는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주가 50달러를 작년에 뛰어 넘으면서 24년의 ‘주가 횡보 시대’를 끝냈다. 철저한 저평가 속에 갇혀 있었던 이 주식은 흡사 과거 국내 주식을 연상시킨다.지난 2014년 삼성코닝 정밀소재를 완전 인수하면서 국내에 알려졌으나 서학개미들은 이 주식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서버 사이에 연결이 중요해지면서 코닝의 몸값이 뜨고 있다. 서버간 연결에 쓰이는 광섬유·광케이블·커넥터를 대거 판매하는 곳이 바로 코닝이기 때문이다.AT; clear: both; display: table; max-width: 700px; margin-right: auto; margin-bottom: 40px; margin-left: auto; color: rgb(51, 51, 51); font-family: " noto="" sans="" kr",="" scmh_nmu;=""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175년 전통의 유리 전문 기업 미국 코닝 본사. 1851년 유리 회사로 출발한 코닝은 재료과학(Materials Science)과 대량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유리, 스마트폰 커버글라스, 광섬유(데이터센터·통신), 제약·바이오용 특수유리까지 사업을 확장해왔다.사업을 확장할 당시엔 ‘혁신’으로 보였으나 경쟁사들이 곧바로 시장에 침투하면서 ‘레거시’가 됐다. 광섬유 역시 투자자들이 고개를 돌릴만한 소재는 아니다. 마치 PC에 들어가는 그래픽카드(GPU)나 모바일용 D램 처럼 일상의 제품이었다. 그러나 사업도 오래하고 볼 일이다. 각각 그래픽카드와 D램으로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박난 곳이 바로 엔비디아와 삼성전자다.코닝의 광섬유 사업에 주목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연결 물량이 엄청나게 커진다. GPU 서버를 많이 깔수록 서버간 배선이 폭증한다. 이때 코닝의 광섬유 매출이 급증한다. 광섬유만 파는게 아니다. 고밀도 케이블링, 커넥터·패널, 사전조립 솔루션 등도 묶어서 판매한다.사람들이 AI를 24시간 쓰기 때문에 이같은 서버간 연결이 끊기면 안된다. 따라서 기술 장벽 이상으로 높은 것이 검증된 이력이다. 코닝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최근 빅테크 중 한 곳인 메타가 코닝과 다년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번 계약했으니 다른 회사로 바꾸기도 어렵다.올 초 코닝은 메타와 최대 6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메타에 광섬유·케이블·커넥티비티 솔루션을 공급한다. 주가는 수직 상승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 리스크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나 미래 실적 추정치가 급상승하며 주가가 급하게 쫓아가는 양상이다.2024년에는 미국 거대 통신사 AT; margin-right: 20px; margin-bottom: 25px; margin-left: 20px; letter-spacing: -0.025em; line-height: 1.57em; min-height: 1.5em; white-space-collapse: preserve; color: rgb(51, 51, 51); font-family: " noto="" sans="" kr",="" scmh_nmu;=""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광섬유 관련 매출은 블룸버그내 데이터에서 ‘Optical Communications’(OC)로 표시된다. 코닝의 OC는 지난 2023년 4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이후 급증하면서 2025년 63억 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2027년 추정치는 94억 달러로, 4년만에 관련 매출이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코닝 기준으로 보면 전체 매출 중 OC 비중은 ‘AI 노출도’로 해석된다. 이는 단기 주가 방향을 결정한다. 2021년 30.9%였던 OC 비중은 작년에 40%가 넘었다. 2027년에는 45.7%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AI 수요가 탄탄하고 코닝의 실적도 우상향할 것이란 예상 지표로 주로 거론된다.코닝은 통신 등 주요 IT 인프라 투자 부진으로 지난 2023년에 실적이 저조했다. 2022년 142억 달러였던 전체 매출이 1년새 11.3%나 감소한 126억 달러로 쪼그라 들었다. 2024년 실적 턴어라운드 이후 작년에는 전년대비 매출이 19.1%나 증가하며 우상향 궤도에 들어섰다. 2027년에는 사상 첫 ‘연간 20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자료=블룸버그저마진·저배당·고평가 구간 벗어나야 장기 투자 가능배당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코닝은 아쉬운 주식이다. 지금 당장 투자해서 거둘 수 있는 배당수익률은 1%가 채 안된다. 레거시 회사 치곤 낮은 배당률이다. 게다가 배당성장률도 낮은 편이다. 지난 2020년 연간 주당 0.88달러에서 2025년 1.12달러다. 5년 연평균복합성장률(CAGR) 기준 4.9%에 그친다. 물가 상승률을 간신히 헤지하는 수준으로 보인다.그렇다고 코닝을 ‘나쁜 배당주’로 몰아세울 순 없다. 상장사의 배당의지를 뜻하는 배당성향은 2023·24년 2년 연속 100%가 넘었고, 작년엔 60%에 달했다. 연간 순이익 이상을 현금배당한 이후 작년에는 이익의 60%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다는 뜻이다.코닝은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의미다. 코닝의 낮은 배당률의 근원은 바로 낮은 수익성에 있다. AI 연결을 담당하는 광섬유 사업은 크게 두 분야로 나뉜다. 한쪽은 코닝이 대장주로 있는 케이블·배선 쪽이다. 또 다른 축은 장비·부품 분야인데 이 쪽은 브로드컴과 마벨이 ‘투톱’이다.장비·부품 분야 회사들의 마진율(수익성)은 케이블·배선 회사들의 2배가 넘는다. 실제 코닝의 순이익률 추이를 보면 2023·24년 7% 수준이었다. 작년에 간신히 10%를 넘긴 이후 두 자릿수에서 머물면 지금의 주가 고평가 영역에서 주가가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코닝의 지난 1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77.9배에 달했다. 올해 예상 기준으론 47.7배로 내려 왔으나 여전히 고평가 상태로 볼 수 있다. 결국 이같은 주가 수준이 유지되려면 D램 처럼 폭발적인 양적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2026.03.04
유가 폭등과 인플레 위기 ... 미국의 '출구전략'을 주시하라 [김한진의 뷰]
시장은 고정된 상식이나 도식적인 규칙 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때로는 비이성적인 흐름이 본질을 왜곡하기도 한다. 최근 중동사태 역시 그렇다. 투자자들은 여러 소음에 매몰되기보다는 늘 재료의 ‘지속성’ 여부를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 유가가 단기간 크게 치솟더라도 이내 곧 안정된다면 시장은 오히려 강력한 반등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반면에 통제되지 않는 전황이나 석유 인프라의 파괴로 고유가가 장기간 굳어진다면 세계경제는 결국 침체의 늪에 빠지고 말 것이다. 결국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백악관의 출구전략과 유가의 정상화 여부가 향후 글로벌 증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다.◆ 상식의 오류들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상식이란 18세까지 습득한 편견의 집합”이라고 일갈했다. 이 통찰은 경제와 증시에서도 유효하다. 우리가 철칙처럼 믿어온 시장의 상식 중에는 사실과 거리가 멀거나, 상황에 따라 작동되는 ‘반쪽짜리 진실’이 수두룩하다.가령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는 경제학의 기본 명제는 장기로는 타당하나, 단기로는 무용지물일 때가 많다. 최근 수년 간 집값과 주가의 폭발적인 상승이 이를 증명한다. '주식시장은 효율적'이라는 믿음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은 초 단기적으로는 지극히 비이성적이며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기업 가치(밸류에이션)와 주가의 상관관계도 상식의 배신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100년간 미 증시에서 PER(주가수익비율)와 1년 수익률의 관계는 제로에 가까웠다. 아무리 저평가된 시장이라도 1년 동안 못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코스피가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갇혀 있다가, 2025년 들어서야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주주가치 개선을 계기로 재평가(Re-rating)를 이뤄낸 것도 그 대표적인 예다. 반대로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주가가 일정 기간 계속해서 강세를 보였던 해도 적지 않다. 결국 시장을 도식적인 틀에 가두고 예측하는것 자체가 오만일지 모른다.◆ 지금 중요한 것은 ‘통제 불가능한 인플레이션’ 지속 여부최근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불거진 중동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렇다. ‘중동 전쟁은 유가 급등을 부르고, 이는 곧 증시 폭락과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는 공식은 1970년대 2번의 오일쇼크가 남긴 학습효과일 뿐이다. 역사는 다른 장면도 보여준다. 1990년 걸프전 당시 유가는 4개월 만에 두 배 넘게 폭등했지만 곧 안정을 찾았고, 주가는 전쟁 초기 2년간 오히려 두 배나 올랐다. 2003년 이라크 전쟁때 유가는 개전 일을 바닥으로 8년의 전쟁기간 내내 올랐지만 유가와 함께 주가도 함께 상승했다.따라서 중요한 것은 ‘전쟁’ 자체보다도 당시의 경제 환경과 ‘통제 불가능하고 무질서한 인플레이션’의 지속 여부이다. 지금도 확전이나 석유 시설 파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지속 등이 고유가 형성의 인자인데, 핵심은 ‘전쟁을 주도하는 미국의 의도’에 달려 있다. 즉 유가의 일시적 고점이 아니라, ‘고유가가 얼마나 지루하게 오래 지속되느냐’에 세계경제와 증시의 운명이 달려 있다.전쟁이 멈추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해 물류가 정상화되든, 유가 급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친다면 향후 세계경제와 증시는 큰 문제없이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내려온다면, 지정학적 위험으로 강제 조정을 거친 증시는 오히려 더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다.◆ 시장의 눈은 '최고 유가'가 아닌 '평균 유가'를 향하고 있다물론 경기 침체를 피하려면 골든 타임이 있다. 유가가 100달러 위에서 수개월간 머문다면 물가상승과 함께 시장금리가 치솟고 이는 과도한 부채가 쌓여 있는 취약한 신용 부문을 건드릴 것이다. 참고로 이란 전쟁 전 지난 1년간 WTI 기준의 평균 유가는 64달러였으며 최근 2년 평균 유가는 70달러에 불과했다. 고유가와 금리 상승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닌 주식과 일부 사모대출 시장, 그리고 그간 근근이 버텨 왔던 부실한 회사채 시장에 위협을 가할 것이다.즉 세계경제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것이다. 이때 중앙은행의 두 손 두발은 묶이고 오히려 금리를 올릴 것이다. 중앙은행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나가고 침체의 먹구름이 이미 세계경제를 뒤덮었을때 비로소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밖에 없다.하지만 급변하는 중동발 인플레이션 위험은 오히려 긍정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름값 폭등이 가져올 경기침체의 운명에서 미국 역시 결코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즉 미국 역시 고유가의 덫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명분으로 출구를 찾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는 지금도 상식과 비상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는 곧 세계경기의 침체와 호황의 분기점이기도 하다.이미 시장의 눈은 유가의 '최고가'가 아닌 '평균 가격'을 향하고 있다. 우리는 ‘고유가는 무조건 나쁘다’는 상식이라는 이름의 편견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을 앞당기는 고유가는 그나마 ‘차선의 고유가’이고, 일시적으로 치솟는 고유가는 향후 평균 유가를 떨어뜨리는 촉매제라는 점에서 인내할만한 고유가다.
2026.03.10
종부세 개편, 보유세-거래세 '두토끼' 잡을수 있을까 [박합수의 부동산 끝판]
부동산시장은 5.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하향 조정세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가격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종전 시세 대비 10% 전후를 낮추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곧바로 매수세가 붙는 것은 아니다. 매수 예정자는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관망세를 보이는 중이다. 1주택자라도 해당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비거주자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그 집에 살지 않으면 투기로 볼 것이냐의 문제다. 또한 5.9일 이후 보유세를 어느 정도로 올릴 것인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혼란 상황에서 주택 보유자와 무주택자의 대응 방안에 대해 점검해보자.2025년 연간 주택가격 흐름은 하반기 들어 급등하는 전약후강의 모습을 보였다. 서울의 상당수 지역에서 시세 호가를 기준으로 30~50%가 넘는 상승세가 나타났다. 강남 3구만이 아니라 마포·용산·성동·동작·강동구 등과 강북의 신축 아파트, 재건축을 앞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폭이 컸다. 단기간 급격한 가격 상승은 과도해 일정 부분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지금 매수자는 종전 가격으로 환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하방경직성이 강한게 특징이다. 특히 오른 가격으로 실거래가 이뤄지면 지지세가 나타난다. 주택가격은 강한 하락 요인이 나타나지 않는 한 조정이 쉽지 않다.◆ 수요 억제책은 약간의 효과는 있겠지만 한계주택가격 급등은 양극화 문제를 더욱 커지게 한다. 현재 일반 매수자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추격 매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출 규제로 자금조달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 매수는 현금 부자의 몫이 된다. 전반적인 경제가 K자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그 범주에 부동산도 포함된다. 수요억제책은 약간의 효과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다. 오히려 과도하다고 할 정도로 물량을 대거 공급하는 길밖에 없다.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급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정부는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는 의중을 강하게 드러냈다. 당장 신축 등의 공급부족을 일반 매도물량을 늘려 해결하려는 입장이다. 다주택자 뿐만 아니라 등록임대사업자에게도 의무임대기간 경과 시 매도할 것을 주문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의무임대기간 경과 시 양도소득세 중과(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제외된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료 인상률을 연(실제는 계약 주기) 5% 이상 올리지 못하는 대신 취득세, 양도소득세, 재산세 등의 감면 혜택을 받는다. 모든 조건은 등록 당시에 명시된 상태이므로 종료 시점까지 유지해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만약 양도세 중과 유예를 제외하겠다면 신규 등록임대사업자부터 적용해야 합리적이다. 또한 등록 임대주택 중 약 85% 이상이 다세대주택 등이며, 아파트는 15% 내외에 불과하므로 매물 증가는 제한적이다. 정부의 매도 주문은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팔라는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줄다리기는 4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시장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는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중순이 넘어가면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기간(15일)이 촉박하다. 향후 매도자는 꼭 팔아야 하는 경우 조금 더 가격을 낮출 여지도 있다. 매수자는 본인만의 가격 기준을 세우고, 관심 단지를 중심으로 초급매물 등을 살펴보는게 적절하다. 사실 5.9일 이후에는 매물이 사라질 확률이 높다. 시장에서는 보유세를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주택가격을 올리고, 전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 물량이 많아질 수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 2019년 상반기를 반추하면 움직임을 쉽게 알 수 있다.1주택자의 거주, 비거주 논란도 뜨겁다. 거주하지 않으면 투기로 본다는 시각은 문재인 정부 당시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이미 반영돼 있다. 보유만 하면 연 8%를 공제해주던 것을 보유 4%, 거주 4%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1주택자가 거주하지 못하는 상황은 잔금이 모자라 전세금으로 대체하거나 질병, 학업, 직장 사정, 해외 거주 등 다양한 사유가 있을 수 있다.◆ 1주택자 비거주 문제는 임차인인 세입자 입장도 살펴봐야전 정부는 거주가 어려운 경우 ‘상생임대주택’ 제도를 만들어 배려했다. 왜냐하면 그 집에 세입자가 안정적으로 주거를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다. 종전 1년 6개월 이상 임대한 세입자에게 연 5% 이하를 올리면서 2년 이상 추가로 임대하면 임대인에게 2년 거주요건을 인정해 준다는 취지다. 2026년 말까지 계약하면 해당한다. 결국 정부는 1주택자의 비거주 문제를 단지 매물을 늘리려는 차원이 아니라 임차인인 세입자 입장도 살펴봐야 한다.정부는 1주택자라도 거주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보유에 대한 공제 비율을 축소할 수 있다. 다른 집에서 전세 대출(현재 2억원)을 받아 거주하는 것도 대출한도를 아예 없앨 확률이 높다. 본인의 집에 전세를 준 자금으로 다른 집의 전세금으로 활용하면 된다는 논리다.1주택자의 주택가격을 차등화하고 세금 구간을 세분화할 수 있다. 가령 고가주택 기준은 현행 12억원 이하인데 추가로 25억원과 50억원 구간을 신설하고, 가격이 높아질수록 혜택을 축소하는 등 세금을 늘리는 방법이다. 1주택자 입장에서는 거주냐 비거주냐는 자신의 선택사항이며 실수요자라고 주장할 수 있다. 사실 1주택자는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큰 이득은 없다. 주택 매도 후 동급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다 같이 가격이 올라있어 큰 의미가 없다. 하급지로 이전하거나 평형을 축소하는 경우만 다소 여유가 생길 뿐이다.보유세 변화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의미한다. 당장 정부가 할 수 있는건 먼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다. 현재 60%를 100%까지도 상향할 수 있다. 시행령으로 가능하다. 중간 수준인 80%면 정상화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공시가격 현실화를 할 수 있다. 아파트는 현재 시세 대비 약 69%가 공시가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 비율을 최대 90%까지 올리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시세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최대치는 잠정 80% 수준이다. 공시가격 자체 상승분과 위 두 가지를 적용하면 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2026년에 대략 50%를 올릴 수도 있다.7월 말 세제 개편안에서 세율과 세부담상한선을 변경하는 법 개정도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2021년 최고 세율은 6%(현재 5%)인데 그 이상으로 올릴 수도 있다. 물론 여당에서는 2023년 주도적으로 개정한 법률인만큼 재개정에 대한 부담은 있을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 대폭 올리면 세입자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 몰릴 우려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올리면 보유세와 거래세 둘 다 강화하는 결과가 된다. 결국 퇴로가 차단된다. 다주택자는 팔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를 올리고 주택가격에 세금을 반영할 여지가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 당시의 경험을 살려 최대한 버티기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이 와중에 세입자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형국을 맞을 우려가 있다.다주택자에게 주택을 매도하라고 하는데 왜 전월세 가격이 올라가고, 세입자가 피해를 보느냐? 라는게 정부 시각이다. 한마디로 피해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무주택자인 세입자가 그것을 매입하면, 세입자가 그만큼 줄어드니 수급이 맞는다는 논리다. 해당 지역의 세입자가 매물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이 충분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지금은 대출 규제로 매수자의 자금조달 능력에 한계가 있다.또한 재건축을 앞둔 단지는 조합원지위양도 제한으로 팔기도 어렵다. 재건축 아파트 등은 매매가는 높지만, 노후로 전세가율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세입자가 곧바로 매입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한편 수요는 가구 분화 등으로 신규 진입자가 늘어나게 된다. 결국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역시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일각에서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을 2+2+2로 늘리려는 시도도 예상된다. 최대 기간을 6년으로 한다면 임대인은 기간에 5%+5% 두 번밖에 올릴 수 없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전세가를 높일 수 있다. 세입자는 신규 계약 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대폭적인 공급 확대가 최선이다.주택가격이 폭등한 상황이다. 일정부분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 정부의 인위적인 강력한 수요억제책은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수 있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2024년 기준으로 93.9%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낮은 비율에 대한 경각심은 크지 않고 무감각하다. 이 비율을 최소 105%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에 몰두해야 한다. 1주택자는 실수요자이므로 지나친 압박은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무주택 세입자의 구매력 향상을 위해 대출 규제는 적절하게 완화해야 한다. 보유세를 높일 때는 거래세는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공급을 최대한 늘리는 길이다.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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