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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평의 일본경제] 정치적 불확실성에 직면한 일본경제와 엔화
◆소수 여당 시대와 함께 재정 확대 요구 강화지난 10월 말에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 공명당의 여당이 대패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도 과반수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어서 일본정치는 당분간 여당과 야당이 건별로 정책 협조를 통해 중요 정책을 결정해야 할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중요 법안이나 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여야 협조가 필요하게 된 셈이다. 야당 측으로서는 이시바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정치는 당분간 불안정성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소수 여당인데도 불구하고 자민당의 이시바씨가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 것은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크게 약진한 국민민주당이 소극적으로나마 여당에 협력했기 때문이다. 즉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국민민주당의 노선이 자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다.사실 여당과 국민민주당은 사전에 정책 협의를 심도 있게 추진해 왔으며, 자민당으로서도 국민민주당이 요구하는 민생대책을 채택해야 할 입장에 있다. 국민민주당은 ‘연봉 103만엔’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배우자로서의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남편 등의 소득을 합한 가계 전체로는 세금 부담이 늘어나 오히려 많이 일할수록 손해를 보게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우자 비과세 한도액을 178만엔으로 올리고 휘발유 관련 세금도 감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연봉 103만엔의 벽으로 인해 주부들이 아르바이트 등의 노동 시간을 늘리는 것을 꺼리게 되어 일본의 노동력 부족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도 해결하려는 것이다. 연봉 103만엔의 벽을 완화할 경우 노동력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다만 연봉 103만엔의 한도를 178만엔으로 올릴 경우 일본의 연간 세수가 7~8조엔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재무성은 주장하고 있으며, 이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민당과 국민민주당이 배우자 공제 혜택의 한도를 일정 수준 올리는 선에서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은 있다.이와 같이 일본정치가 소수 여당 체제에서 당분간 여야의 타협을 모색하게 되는 결과, 명목경제성장률의 회복으로 일부 개선 조짐도 보였던 일본의 재정적자 문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시바 내각이 추진하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1,500엔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정책에 관해서는 야당도 찬성하고 있으며, 일본기업도 노동력 부족 상황에서 임금인상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2024년 춘투 임금인상률이 5.1%라는 높은 수준을 기록한데 이어 2025년에도 4% 내외 수준의 임금인상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재정 확대와 임금인상의 지속과 함께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에 강달러 및 엔저 현상을 보임으로써 전반적으로 일본의 물가상승 압력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이에 따라 신중하게 금리 인상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수도 있다. ◆2기 트럼프 정권에 대비하는 일본트럼프 2기 정권에 대한 일본의 시각은 불확실성이 크지만 대체적으로 경계하는 측면이 강하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공언해 왔던 전 세계 각국에 대해 10~20%의 관세율을 부과하고 중국에 60%, 멕시코산 수입 자동차에 100~200%의 관세율을 부과하겠다는 정책을 경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다.EU, 중국 등 세계 각국도 대미 관세율 인상 보복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 및 일본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크다는 것이다.다만 1기 트럼프 정권에서도 대중 관세를 45% 인상할 것을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20% 정도의 인상에 그친 바 있으며, 이번에도 관세 인상 폭이 낮아질 수는 있다.그러나 중국경제가 트럼프 정권 1기 때보다 성장 능력이 떨어지기에 부동산 및 관련 금융분야에 취약성이 있어서 중국경제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세계경제에 영향을 주면서 일본경제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대미 수출이 제한된 중국기업이 일본 등 다른 국가로의 밀어내기 수출에 한층 주력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일본기업의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향후 트럼프 정권의 관세율 인상 정책에 어떤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것인지도 고민이다.'일본정부는 아무 보복도 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확신을 트럼프 정권이 갖게 될 경우 일본에게 과도한 요구를 계속할 부작용도 우려할 수 밖에 없다.일본정부로서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에 대한 보복관세나 각종 규제 조치 등을 단행할 수 있으나 소비자에게는 가격 인상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하게 될 미국산 석유 및 가스 자원의 생산 확대 정책도 고려하면 일본정부가 미국으로부터의 자원 수입 확대에 나서면서 미국의 대일 수입 관세 인상 정책의 완화를 위한 교섭에 주력할 가능성도 있다.한편 트럼프 2기 정부의 감세 정책은 미국경제를 부양해 이는 세계경제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가능성이 있다.일본 내에서는 대체적으로 트럼프 관세 정책의 부정적 효과가 감세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보다 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정권으로서도 미국경제의 성장세 급락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 보는 견해도 많다. 트럼프 정권의 관세율 인상, 세계적 무역 보복전, 감세정책 등으로 인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의 고조도 우려되고 있다. 보호주의 강화로 세계경제의 효율성이 한층 떨어질 수 있으며, 각국의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소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물론 바이든 정권에서 발생한 석유 및 가스 가격 급등 압력이 완화될 경우 물가를 진정시킬 효과도 있다.우크라이나 전쟁이 조기 종식되고 러시아산 가스 등의 대유럽 수출이 다시 확대될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완화로 각종 자원가격이 안정화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다만 트럼프 정권이 중동에 관해서는 이란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 중동 정세 불안이 확대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일본경제 입장에서도 중동발 석유 및 가스 가격 상승 압력을 경계하고 있다.또한 트럼프 정권의 재생에너지, 전기차에 대한 보급 지원 정책의 후퇴가 미국의 각 지역경제 및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물가에도 상승 요인이 될 것인지 우려되는 부분이다.석유 및 가스의 소비량을 확대시키는 압력과 함께 대체 에너지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트럼프 2기 정권 기간 내에 에너지 자원 가격의 급등 압력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물론 전기차 보급 지원책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 등 전기차에 적극적인 지방 정부에 의한 보급 정책 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배터리 관련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도 보조금 등의 지원책 지속을 요구하고 있어서 2기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관련 보조금 삭감 정책의 효과가 어느 정도에 달할 것인지 불확실한 측면은 있다. 대체적으로 2기 트럼프 정권의 각종 정책 및 그 효과에는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지만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의 조기 종료, 달러화 강세 압력이 일본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엔화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일본경제는 7~9월기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률 0.9%, 명목GDP 성장률은 2.1%를 기록했다. 지난 1~3월기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회복돼 4~6월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특히 개인소비지출의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대비 연률로 1.9%p에 달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한편 해외수요, 순수출(수출-수입)은 –1.6%p에 그쳤으며, 내수 중심의 성장패턴을 보였다.일본경제는 임금 상승과 함께 실질임금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 소비지출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2025년의 일본경제도 해외수요의 부진 속에서 소비와 설비투자의 확대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 담당자 37명의 평균 전망치(일본경제연구센터, ESP Forecast, 2024.11.13)를 보면 일본경제는 내수주도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2024년 4분기에 연률 1.41%, 2025년 1분기에 1.1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2024 회계연도 연간 실질GDP는 내수기여도가 0.7%p, 순수출 기여도가 –0.3%p로 연간 성장률이 0.45%로 예상됐다. 그리고 2025 회계연도 실질GDP의 경우 내수기여도가 1.0%p, 순수출 기여도가 0%p로 연간 성장률이 1.04%로 예상됐다.일본 정치권의 여소야대 속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재정확대 정책은 일본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과 함께 소비 지출 확대에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경제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완만한 속도로 금리인상 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2025년 말까지 2번 정도 금리를 인상해 단기정책금리를 현재의 0.25%에서 0.75% 수준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책 금리가 인하될 미국과의 금리차 축소로 인해 완만한 엔화 강세 기조가 예상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기 트럼프 정권의 정책 불확실성과 무역 보복 조치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의 향방 등 불확실한 요소가 있고 미국발 물가 상승 압력이 재강화될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가 2025년 중에 중단될 가능성도 있으며 이에 따라 엔화가 예상보다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사실 지난 8, 9월에 1달러당 140엔대 추이였던 엔/달러 환율은 미국 대선이 가까워진 10월 중순 이후 150엔대의 엔저 방향으로 전환, 그리고 트럼프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11월 초순에는 1달러당 155엔의 엔저를 기록했다.물론 일본은행이 오는 12월이나 2025년 초에 금리를 재인상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어서 2024년 6, 7월과 같은 1달러당 160엔대의 극심한 엔저 현상으로 갈 정도로 엔저 투기가 과열된 상황은 아니지만 일본정부나 일본은행도 엔저의 진행을 견제하면서 시장개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에도 편차가 나오고 있다.미즈호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외환 담당 등은 ‘미국에서는 2025년 말에 걸쳐서 미 연준 이사들의 조망(점 도표: Dot Chart)대로 금리인하가 지속될 전망인 반면, 일본은행은 6개월에 한 번 정도의 금리 인상을 계속하고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정책도 모두가 달러화 강세 요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グラス美亜, 裏切り続ける円、25年こそ反発とストラテジスト予想-金利差縮小, Bloomberg, 2024年11月18日).미즈호증권은 2025년 말까지 1달러당 130엔까지 엔고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외환 담당도 당분간은 달러화 강세 리스크가 있어도 2025년에는 엔고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일본정부의 엔저 견제 발언이나 외환시장 개입이 엔저 진행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반면 미쓰비시UFJ 모건 스텐리 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담당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일본의 실질금리가 미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기 때문에 엔고가 지속되기는 어렵고 2025년 말의 엔/달러 환율을 154엔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의 외환 전문가 사이에서도 향후 엔화 환율에 관해서는 의견이 나누어지는 상황이며, 2024년 말에서 2025년에도 엔화는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의 脈] 미·중 무역전쟁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몰고 올 파장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전 세계가 공통으로 추구해왔던 '합리성'에 입각한 모든 경제질서가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2.0시대에 전개될 새로운 질서를 전망해본다. 먼저 미중 무역전쟁이다.미국과 중국은 모두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세계 최강 대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미국은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5.6%, 중국은 17.6%를 차지한다.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GDP의 43.2%나 차지한다. 3위인 일본은 GDP점유율이 4.2%로 뚝 떨어진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에 따라 전 세계 경제 질서는 큰 영향을 받는다.◆대중국 초강력 무역제재 선전포고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강력한 대중국 무역제재를 예고했다. 내용이 자유무역 질서를 무색하게 할 만큼 파격적이다.트럼프 당선자는 내년부터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가 중요한 원칙으로 만들어 놓은 최혜국대우(MFN)도 중국에 대해서는 철폐한다.최혜국대우란 국가 간 무역을 할 때 다른 나라와 차별하지 않을 의무이고 상대국 입장에서는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다. 특별한 이유 없이 중국에만 6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MFN조항을 위반하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치기 위해 이 카드를 빼들었다. 대중국 제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전자제품, 철강, 의약품 등 필수품목에 대해 중국산 수입품을 단계적으로 퇴출시킨다.중국의 미국 내 자산 매입을 금지하고 미국 내의 각종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소유권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아울러 중국이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 공장을 통해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100%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트럼프 당선자의 1기 집권기인 2018년도에도 중국에 대해 '관세폭탄'을 투하한 바 있다. 당시 관세율은 10-25%정도였다. 품목도 중국산 수출품 중 미국에 타격을 입히는 품목에 국한됐다.당시에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경제가 요동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때는 중국에 대한 관세율도 2배 이상 높아졌고 대상 품목도 대폭 늘었다. 이 정도의 무역제재는 유래가 없는 수준이다.◆대중국 무역압박 이유미국의 중국 압박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먼저 미국은 그동안 자신들의 글로벌패권을 위협할 소지가 있는 국가들은 사전에 싹을 잘라왔다.1980년대 일본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미국을 위협하자 일본 엔화를 100엔 이상 평가 절상하는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 경제 성장의 싹을 잘랐다.1990년대는 구 소련의 붕괴로 반세기동안 진행된 사회주의와의 패권경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그 다음 등장한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은 과거 일본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크다. 구 소련의 경직된 사회주의보다 훨씬 유연한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해 빠르게 경제를 성장시켰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첨단 기술은 미국을 능가한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50년에는 미국을 넘어서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중국몽'을 들고 나왔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중국이 부담스럽다.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공화당과 민주당 등 정파의 문제가 아닌 미국 공통의 문제다. 대중국 압박은 정권과 무관하게 진행됐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가 과거 어느 정권보다 집요하고 강력하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중국산 제품의 공세로 형편이 어려워진 미국 중산층을 대변하는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 때리기를 통해 미국 국민들을 응집시키고 이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으려는 시도를 재임 기간 내내 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동안 중국은 국제무역기구(WTO)가 전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질서를 확립할 때 이 체제에 가입해 많은 혜택을 봤다. 이 과정에서 중국 내부에서는 산업정책을 통한 각종 보조금 지급과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 등을 자행해 왔다.이런 중국의 무역관행은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 등 다른 나라로부터도 반감을 사고 있다. 국제 여론이 중국에 불리한 것을 간파한 트럼프 당선자가 적극적인 중국 때리기에 나선 이유다.◆내우외환에 빠진 중국경제중국 경제는 올해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분기 성장률은 1분기 5.3%, 2분기 4.7%, 3분기 4.6% 등으로 계속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진핑 정부 목표치인 5%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급기야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놨다.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를 낮추고 대출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돈을 푼다.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 이 돈으로 자금을 공급한다. 시중은행을 통해 주식을 직접 사들이도록 유도하기로 했다.여기에 대대적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주택을 구입할 때 금융지원도 대폭 늘렸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실행해 5%이상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이로 인해 중국경제는 4분기때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간 5%성장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은 더 문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중국경제 성장률이 4%초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미중 무역전쟁이 없더라도 중국경제가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장기불황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미중무역전쟁까지 가세하면 중국경제가 겪는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맞대응 자제하는 중국미국의 무역제재가 실행되면 중국도 상응하는 제재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처럼 사전에 대응책을 내놔 미국을 자극하지는 않고 있다.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 중국도 미국에 대한 최혜국대우를 철폐하고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에 상응하는 관세를 미국산 수출품에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트럼프1기 무역전쟁 때 중국은 미국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은 더 높은 세율을 메겨 무역전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 2025년도 당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과 금융 측면에서의 대응도 예상된다. 미국의 관세 압박을 통화가치 하락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계속 떨어뜨릴 수도 있다.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수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관세를 희석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중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위안화 환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시장에 파는 방식으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8월 현재 772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시장에 팔면 국채 값은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 미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미국 정부 부담이 늘어난다.중국이 희토류를 포함해 주요 원자재 수출을 중단하는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죄수의 딜레마 상황무역전쟁은 전형적인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상황이다. 두 나라가 모두 자유무역을 채택해 관세를 없애면 두 나라 모두 이익을 본다.하지만 한 나라는 관세를 없앴는데 다른 나라는 시장 보호를 위해 관세를 대폭 올리면 보호무역을 추구한 나라는 이익을 보는 반면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나라는 손해를 본다.두 나라가 모두 무역전쟁을 통해 시장을 걸어 잠그면 두 나라 모두 손해를 입는다. 미국이 관세를 대폭 올린 상태에서 중국이 관세를 올리지 않으면 관세를 올렸을 때보다 입는 손해가 더 많다. 이 때문에 미국에 대응해서 관세를 같이 올리는 것이 중국 입장에서는 손해를 줄이는 길이다.이런 이유 때문에 결국 두 나라는 모두 보호무역을 채택해 모두가 손해를 보는 길을 택한다.중국이 트럼프의 거센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 중국 경제는 물론이고 시 주석의 리더십까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이 미국에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잃을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중국을 때리는 과정에서 미국도 상당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보호주의로 미국경제가 어려워지고 미국 중산층의 민심이 이탈한다면 트럼프 역시 정치적으로 위기에 몰릴 수 있다. 경제와 외교정책을 사업상의 '거래'로 생각하는 트럼프 당선자가 시장의 저항이라는 복병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아직 트럼프 당선자의 공격이 현실화되지 않은 만큼 중국은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기보다 우군확보에 열을 쏟고 있다. 중국이 한국과 유럽 등 총 8개 국가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정책의 일환이다. ◆새우등 터지는 한국 경제중국만큼은 아니지만 한국도 트럼프 당선자 입장에서는 미국 무역흑자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버는 나라다.우리나라의 무역흑자는 2024년 9월까지 미국으로부터 총 399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전체 무역흑자(368억 달러)보다 많다.또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는 위치에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눈에는 안보를 보장 받는 나라가 미국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에 지급하는 방위비를 대폭 늘리고 무역 흑자를 대폭 줄이는 방식의 '딜'을 한국에 대해서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여기에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강해지면 중국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나라들에게 대대적인 '저가공세'를 펼 가능성도 있다.중국의 미국국채 매각으로 미국 금리가 오르면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우리나라 환율이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기 좋은 환경이다. '동맹'의 가치보다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자에 대응하는 방안을 하루 속히 찾아야 할 시점이다.
[킹세종] 다들 트럼프 수혜주 찾을때 큰손들은 다른 곳을 본다
[킹세종] '트럼프 2.0' 시대에 서학개미를 포함해 전세계 투자자들이 수혜 업종 찾기에 들어갔다. 빅테크와 에너지, 방산과 금융 업종이 대표 수혜 산업으로 지목됐지만 트럼프가 집권도 하기 전에 이미 관련주 주가가 급등해 벌써부터 고점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큰손'들은 정치 상황은 단기적 변수로 치부하고, 잉여현금흐름(FCF) 처럼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핵심 지표에 집중하고 있어 주목된다. ◆애플(AAPL)은 분기마다 33조원을 손에 쥔다 11월17일 기준 각 상장사 최근 분기. 주가는 FCF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회사는 FCF로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 >'박리다매'(많이 팔지만 마진이 낮은) 방식의 사업구조로는 주주에게 배당할 FCF 자체가 별로 없다. 따라서 박리다매형 상장사는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약 11조6000억원의 FCF를 기록했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설비투자(CAPEX)를 뺀 값이다. OCF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각종 가전제품을 판 수치다. 삼성전자의 3분기 OCF는 22조9000억원이다. FCF를 OCF로 나눈 비율이 50%에 그치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CAPEX가 매우 많다는 뜻이다. 주주 입장에선 배당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애플을 보자. 최근 분기 애플의 FCF는 33조4000억원으로 삼성의 2배 이상이다. 애플의 FCF/OCF 비율은 89.2%에 달한다. 원래는 분기마다 90%가 넘었다. 이는 삼성 보다 CAPEX가 적기 때문에 실제 손에 쥐는 현금이 많다는 뜻이다. 애플이 배당은 물론 자사주 매입에 쓸 돈이 많은 이유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이 10조원 자사주 매입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를 위한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식 투자자 보관금액 순서로 톱10은 지난 11월 14일 기준(예탁결제원·개별종목)으로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이온큐 아마존 마이크로스트레티지 팔란티어 브로드컴이다. 애플은 선호도 기준 3위이지만 FCF 금액 자체로는 단연 톱이다. 이번 분기 33조원이 넘는 FCF는 1년 전 보다 23% 늘었다. 아아폰 아이패드 에어팟 등 인기 기기와 함께 애플TV 등 구독 서비스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FCF/OCF 비율 1등은 팔란티어 최근 분기 기준. 팔란티어(PLTR)에 대한 월가 큰손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이 베일에 쌓여있던 군사정보 회사가 계속해서 현금을 벌면서 FCF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과거처럼 강력한 '세계 경찰 국가'가 되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전쟁에 대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무기 보유 만큼이나 군사 기밀 정보가 중요하다. 팔란티어는 과거 오사마 빈 라덴을 찾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면서 유명해졌고, 이런 레코드(기록)는 주요 국가들이 팔란티어를 찾는 이유다. 팔란티어는 파운드리, 고담, 아폴로, AIP라는 네 가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제공한다. 미국 군대는 물론 민간 기업들도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돈을 많이 쓰고 있다. 과거 미 국방부에 의존할 당시엔 적자로 고전해왔지만 최근 민간 부문 매출이 늘면서 실적 균형감을 갖추고 있다. 지난 3분기 4억1579만달러(5800억원)의 FCF는 다른 빅테크에 비해선 매우 작은 돈이지만 이는 1년새 215.3%나 급증한 수치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FCF/OCF(FCF비율)가 높아 증시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CAPEX에 대한 지출이 일부 업데이트 이외엔 없어 FCF 비율이 높다. 팔란티어의 FCF비율 역시 99.1%에 달한다. 서학개미 선호 톱10 중 이 비율이 가장 높다. 전세계의 경쟁적 국방비 지출 상황과 전쟁 관련 빅데이터가 중요시되는 한 팔란티어의 FCF와 FCF 비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되는 것도 주가 호재다. ◆테슬라 FCF 1년새 3배 이상 늘어 2023년 3분기 대비 2024년 3분기 잉여현금흐름. 팔란티어는 '제2의 테슬라' 얘기를 듣는다. 테슬라가 오랜 적자 기간을 버틴 후 흑자로 돌아선 이후엔 꾸준한 FCF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재정적 후원자였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테슬라 주가가 급반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였지만 이런 정치적 변수 때문에 테슬라의 FCF가 급등한 것이 묻힌 것도 사실이다. 테슬라의 3분기 FCF는 약 3조8000억원이다. 2023년 3분기만 해도 테슬라의 FCF는 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1년새 손에 쥐는 현금이 3배 이상 늘어났다. 테슬라의 FCF가 늘어난 것은 일론 머스크 CEO가 비용 통제의 '달인'이어서 가능하다는 평가다. 테슬라의 차 한대당 매출원가는 3만5100달러로, 역대 최처를 기록했다. '고성장'으로 대표되던 테슬라의 매출은 이제 성숙기로 접어 들었다. 3분기 글로벌 차량 판매량은 약 46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었을 뿐이다. 결국 전기차 매출 성장성은 꺾였지만 차 부문 비용 절감과 다른 사업의 매출 성장이 테슬라 FCF 급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 다른 사업은 에너지 발전·저장 부문으로 대표되는데, 1년 전보다 매출이 52% 증가한 23억7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율주행 서비스 등 기타 부문 매출은 29% 늘어난 27억9000만달러다. FCF 비율의 경우 43.8%인데 여전히 테슬라가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주가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보인다.
[AI 동영상] 경제 질서가 바뀐다 ... 트럼프가 몰고 올 변화들
◆ 필진명 : 노영우◆ 시리즈명 : 노영우의 경제의 脤◆ 콘텐츠 자세히 읽기 : 바로가기
[돈되는 카있슈] 남의 말 듣다 자칫 카푸어 … 車 알뜰구매 꿀팁
올 연말, 자동차 37%까지 할인견물생심+남말 의존증=카푸어직장인車, 연봉 50% 수준 선택사진1. 견물생심 유혹에 빠지고 남말 의존증에 걸리면 기아 모닝을 사려다 벤츠 E클래스를 사게 된다. [사진출처: 벤츠, 기아]1년 중 가장 자동차를 사기 좋은 시기가 왔습니다. 연말입니다.자동차 업체들은 날씨 탓, 자금 탓 등으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주저하는 연말에 한 턱 크게 쏩니다. 연식변경도 예정돼 재고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올해 연말에는 예년보다 할인·금리 혜택이 더 쏠쏠합니다. 경기불황으로 자동차 구매욕구가 더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죠. 현대차는 24개 차종을 대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중입니다.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 구매자에게는 최대 200만원을 할인해줍니다.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할인금액은 최대 500만원에 달합니다.사진2. 현대차가 연말 할인혜택을 강화한 아이오닉6. [사진촬영: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기아도 KIA타이거즈 12번째 우승을 기념해 5000대 한정으로 최대 12%를 할인해줍니다. K5와 K8은 7%, 니로 EV는 9% 깎아줍니다. 르노코리아는 QM6 구매자에게 최대 340만원에 달하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한국GM은 트래버스와 타호를 대상으로 60개월 무이자를 적용합니다. KG모빌리티는 지인 추천 찬스를 적용해 50만원을 할인해주죠.수입차의 경우 할인금액이 더 큽니다. 주요 차종 할인율을 살펴보면 아우디 A6는 24%, BMW 5시리즈는 10~12%,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11~13%에 달합니다.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일으킨 벤츠 EQE의 경우 장기렌트 프로그램 적용 기준 할인율은 최대 37%입니다. 역시 전기차인 아우디 e트론 GT도 33%까지 할인해줍니다.사진3. 전기차 공포증 확산에 수입차 중 할인율이 가장 높아진 벤츠 EQE. [사진출처:벤츠]◆고르는 재미, 골라야 하는 고통차를 사기 좋은 시기라고 해서 누구나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할인이나 남의 말에 혹했다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차를 골라 두고두고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새 차를 산다는 설렘과 고르는 재미는 막상 차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골라야 하는 고통으로 바뀝니다. 차종 선택부터 고민이죠. 차종은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는 물론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쿠페 SUV, 픽업트럭 등으로 다양합니다.사진4. 패밀리카로 인기높은 중형 SUV인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 [사진출처:기아, 현대차]차종을 결정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사용 연료 때문에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가솔린, 디젤, LPG, 하이브리드, 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중에서 골라야 합니다.구매예산도 걱정거리가 됩니다. 모아둔 돈으로 해결할 지, 대출이나 할부 도움을 추가로 받을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차를 잘 안다는 주위 사람들이 권하는 차종과 구입예산도 다 다릅니다. 자신이 차를 잘 모른다며 남들이 권하는 차를 샀다가 자신의 성향이나 사용 목적에 맞지 않아 후회하기도 합니다. ‘내 차’가 아니라 ‘남의 차’를 내 돈으로 산 셈입니다.좋은 차를 사고 싶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에 홀려 ‘카푸어’(car-poor)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사진5.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높은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 [사진출처: BMW, 벤츠]◆견물생심, 모닝 사려다 벤츠 샀다전문가들은 다른 제품처럼 새차도 사기 전 구입예산부터 정확히 책정해둬야 ‘과소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직장인이라면 생활을 버겁게 만들지 않을 수준으로 구입 예산을 정해야 하고, 유지비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하죠. 20~30대 소비자 중에는 자기 연봉과 맞먹거나 초과하는 금액을 투자해 차를 샀다가 매달 꼬박꼬박 들어가는 할부·리스료, 기름값 등으로 지출 부담이 커져 카푸어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좋은 물건을 보면 탐나는 견물생심과 남말 의존증이 불러온 폐해입니다.결혼 전에 좋은 차를 타보겠다는 욕심, 미래 수입에 대한 지나친 장밋빛 전망,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는 자존심에 무리하게 차를 샀다가 1~2년 만에 중고차로 내놓는 20~30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20~30대가 선호하는 6000만원대 이상 수입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국산차보다 가치를 매우 낮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할부·리스료, 유지비 등에 허덕이지 않으려면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감안한 뒤 기본 가격 외에 옵션, 기름값, 세금 등을 한꺼번에 따져 후보 차종을 골라야 합니다.전문가들은 자신의 수입만으로 차를 사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연봉 50% 수준을 넘지 않은 차를 골라야 한다고 말하죠.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2500만원 안팎의 차를 고르는 게 낫다는 뜻입니다.가격이 연봉 50%를 넘는 차를 사고 싶다면 사양(옵션)을 줄여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합니다. 폼 잡기 위해 무조건 ‘풀 옵션’을 선택하지 말고 없어도 되거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양은 과감히 포기하는 게 낫습니다.출고된 지 1~3년 된 중고차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은 차 상태가 좋아졌기에 중고차여도 신차에 버금가는 품질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가격도 신차보다 10~40% 저렴합니다.◆내 돈 써서 남 좋은 차 산다?차를 잘 안다는 주변 사람의 권유에 따라 자신이 탈 차를 최종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유튜브, 동호회 등에 나온 시승기나 차량 소개만으로 탈 차를 결정하기도 하죠.결국 자신이 탈 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차, 다른 사람에게 돈 되는 차를 고르게 됩니다. 후회가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자신에게 딱 맞는 차를 구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차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자신이나 가족의 라이프스타일과는 맞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도시에서 주로 출퇴근 용도로 사용한다면 세단, 여행이나 레저를 즐기고 싶다면 SUV나 CUV를 고르는게 일반적입니다.사진6. 가성비가 우수하고 공간활용성도 뛰어난 르노 QM6 퀘스트 이미지 컷. [사진출처:르노]전기차도 주로 출퇴근 용도나 근교 나들이에 적합합니다. 주말에 주로 장거리 여행용으로 쓰거나 충전 편의성이 부족한 곳에 산다면 전기차 구입은 피해는 게 좋습니다. 물론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0km 넘는 전기차들이 많아져 예전보다는 충전 불편이 많이 상쇄됐습니다. 단 주말이나 연휴 때는 충전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요즘 SUV가 대세라고 무턱대고 SUV를 고집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해당 차종이 필요한 이유를 살펴봐야 합니다. 함께 차를 이용할 가족의 체형도 고려해야 하죠. 뒷좌석 공간이 넓은 차가 필요하다고 덩치 큰 차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덩치 작은 차가 오히려 덩치 큰 차보다 더 넓은 공간을 갖췄을 수도 있습니다. 눈으로만 확인하지 말고 직접 앉아서 느껴봐야 합니다.사진7. 경차이지만 공간활용성이 우수한 기아 레이. [사진출처:기아]짐을 많이 싣고 다닌다면 트렁크 공간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차량 소개 자료에 나온 적재 용량은 참고 사항에 불과합니다. 적재 용량은 경쟁 차종보다 크지만 폭이 좁거나 높이가 낮아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는 차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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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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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현의 환율 노트] 트럼프 2.0시대에 마주할 몇가지 현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돌아온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이라고 했던가. 트럼프 1기는 맛보기에 불과했다. 트럼프 2기는 1기와 같지 않을 것이다.준비되지 않았던 트럼프 1기는 조직적이지 않았다. 무리한 정책에 제동을 거는 참모들이 트럼프 곁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트럼프 곁에 아무도 남지 않았다.예스맨(yes-man)만 남았다. 트럼프 2기는 더 심화되고 자극적인 버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트럼프의 브로맨스트럼프의 고립주의 외교를 반기는 친구들이 있다. 시진핑과 푸틴 등 권위주의 지도자들이다. 그가 동맹을 경시하므로 NATO와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 관계 훼손은 중국과 러시아에 전략적 이익이다.국제 질서는 지역 강대국을 중심으로 세계가 몇 개의 세력권으로 나뉘고 지역 강국의 세력권 내 통제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주변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뜨거운 감자' 대만대만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중심지로 경제적 중요성이 높다. 지정학적으로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할 수 있는 요충지이며, 대만 문제는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신뢰와 직결된다. 1949년 중국 내전 이후 대만은 사실상 독립적으로 통치돼 왔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한다. 미국도 공식적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한다. 하지만 대만에 방어 무기를 판매하고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 왔다. 대만에서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이 올해 초 3연임에 성공하자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세적 행보가 강화됐다. 이른바 아나콘다 전략으로 뱀이 사냥감을 옥죄듯 대만을 질식시키려는 인상이다.중국이 봉쇄 구실을 찾는듯 대만에 경제·외교·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침공 없이도 대만을 굴복시킬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중국이 대만을 봉쇄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관세를 더 높일 것이라고 답했다. 관세를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는 트럼프다운 답변이다. ◆바이든 정책 뒤집기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인 IRA법(Inflation Reduction Act)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IRA법은 미국산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하지만 껍데기는 교체하더라도 지원 내용을 완전히 폐기하지는 못하리라 본다. IRA법의 혜택이 경합주(swing states)와 공화당 성향 주에 편향돼 있기 때문이다. 껍데기는 가고, 내용은 남을 가능성이 높다.◆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바이든 정부의 야심찬 정책인 CHIPS법의 존망도 불투명하다. CHIPS법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기지 조성에 사후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이다.트럼프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고 법인세를 인하함으로써 보조금 없이 반도체 생산 기지를 유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CHIPS법의 존망은 불투명하지만, 그 지향점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증가이고, 이는 트럼프도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이미 거센 도전에 직면한 한국 반도체 업계에게도 상당한 위협이다.◆원화의 경쟁력 약화10월 초부터 트럼프 당선 기대감을 반영해 달러원 환율이 오르며 원화 가치가 하락했는데, 원화 가치의 하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되고 있다. 원화 가치를 떠받치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경쟁국들에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은 작년부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대적 수치를 보면 그렇지 않다. 주요 수출 경쟁국인 대만과 중국 기업들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추세는 진행형이라서, 트럼프의 승리와 무관하게 당분간 되돌리기 어려울 듯 하다.◆트럼프의 트럼프 카드(Trump’s trump card)트럼프의 으뜸 패(trump card)는 수입 관세다. 관세는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연결된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먼저 미국 인플레이션 측면. 미국이 수입 관세를 인상하면 미국의 수입 가격이 상승하므로 미국 내 생산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미국 소비자들이 기존에 가격 경쟁력이 없었던 미국 내 제품을 비싼 가격으로 사야 한다. 모든 수입품을 미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금리와 달러가 상승한다.다음은 무역 장벽 측면. 수입 관세를 높이면 미국 수입(import)이 줄어 무역량이 감소한다. 또 미국 관세 인상에 중국·유럽 등 무역 상대방도 보복 관세로 대응한다. 모두가 무역 장벽을 높이니, 세계 무역량이 감소한다.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무역과 달러·원 환율은 역의 상관관계가 강하다. 즉 무역량이 증가하는 시기에 환율 하락, 무역량 감소 시기에 환율이 상승한다.트럼프 1기 정부 때도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될 때마다 달러·원 환율은 급등했고, 무역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에는 환율이 급락하곤 했다. 한국과의 무역 이슈가 아님에도 글로벌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민감했다. 미국의 수입 관세 인상은 이렇듯 달러원 환율 상승과 연결된다.◆미국 재정적자 전망과 미국채 수급 동향트럼프의 감세 정책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 더 많은 정부 부채, 더 높은 금리의 시대를 재촉할 전망이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연방 재정적자가 2025 회계연도에 GDP 대비 6.5%에서 2035 회계연도에는 7.0%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이 전망은 트럼프 2기의 출범을 가정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2기 경제 청사진을 반영해 CRFB(책임 있는 연방 예산위원회)가 전망한 바로는 2035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9.6%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최소 7.6~최대 12.1%)된다. 재정 결손은 결국 국채를 통해 조달을 확대해야 한다. 이는 미국채 시장에서 국채 공급 증가를 의미하며, 이는 수급 요인에 의한 미국채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귀결된다. ◆4년은 생각보다 길다 ... '프랙탈 현상'4년은 생각보다 길다. 하루에도 달러·원 환율이 등락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데, 4년으로 확대해도 그렇다.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프랙탈(fractal) 현상’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2016년 대통령 선거일(11월 8일)과 트럼프가 패배한 2020년 선거일(11월 3일) 사이에 환율은(서울 종가 기준 1,135.0원에서 1,134.1원으로) 고작 0.9원 움직였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할 내년에도 환율이 지속 상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연준의 미래트럼프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싶어한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7월에 올렸던 칼럼의 링크로 대신한다. (칼럼 바로가기: http://bit.ly/4fyfVzO)
2024.11.07
[머니쇼+] 트럼프시대 동·서학 개미들은 무엇을 담아야 할까
격전이 예상됐던 미국 대통령 대선이 일방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돌아가자 불확실성이 빠르게 사라졌다는 것을 주식시장이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수혜업종'으로 분류된 미국 방산과 국내 조선주 투자자들이 표정 관리 중이다. 빅테크 중 트럼프 지지자였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에 다시 투자금이 몰리는 반면 트럼프와의 사이가 좋지 않은 메타에선 돈이 빠지고 있다.◆트럼프의 귀환 ··· 서울머니쇼+ 주식고수 4인 추천 종목국내에선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트럼프 수혜업종으로의 '머니무브'로 인해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반기 머니쇼에 나서는 '4대 주식 고수'들은 "트럼프와 금리인하라는 투톱 변수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내 종목 교체를 적절히 할 경우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는 2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막하는 서울머니쇼플러스에 앞서 이들은 트럼프 수혜주와 저평가 종목들을 분석했다.다만 한 종목에 올인하기 보다는 업종별로 다양하게 분산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고평가된 종목 비중을 줄이고, 머니쇼플러스에서 강조할 저평가된 종목을 더 담을 것을 조언했다. 6일 매일경제가 사전인터뷰한 4대 주식 분야 연사는 염승환 LS증권 이사,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 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백찬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식전략팀장이다. 투자 성향을 축구 포지션으로 비유하면 염 이사와 유 본부장은 공격수, 박 위원과 백 팀장은 미드필드에 가깝다. 투자 선호 지역으로 보면 염 이사와 박 위원은 국내파이며 유 본부장과 백 팀장은 해외파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성향에 맞춰 자신의 주식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4대 연사는 모두 최근 투자 환경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고 봤다. 염승환 이사염승환 이사는 "경기 호조와 물가 안정, 금리인하라는 어색한 만남이 최근 주식시장에 최고의 조합이 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로 절대적 저평가로, 하락 위험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들 주가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게 그의 예상이다. 박소연 위원 역시 지금부터 투자한다면 국내 증시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시장은 금투세 폐지, 밸류업과 행동주의 모멘텀으로 하방경직이 확고하다"며 "고질적인 저평가와 과소배당 이슈가 해소되면서 상장사의 주가가 우상향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의 반발로 정치권이 밀어붙이는 금투세가 저지된 것이 국내 증시가 변모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는 뜻이다. 이들의 의견은 '역발상 투자'에 가깝다. 국내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11월 5일까지 3.5% 하락한 반면 미국 S;" >유동원 본부장은 여전히 미국이 좋을 것이란 의견을 고수했다. AI를 전략적 무기로 삼고 있는 미국을 당할 곳은 없다는 논리다. 유 본부장은 "지금까지 투자데이터를 활용해보니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다른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이기는 시기가 202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주가수익률(PER) 보다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통해 미국 증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한국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높은 가계 부채비율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며 금투세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포트폴리오에 담을 업종으로는 AI를 위시한 IT 업종이 주로 꼽혔다. 삼성전자에 대한 위기론이 팽배하지만 저평가 관점으로 봤을때 가장 사기 좋은 주식이라는 것. 백찬규 팀장심지어 해외 주식을 주로 추천하는 백 팀장의 얘기다. 그는 "실적 대비 주가로 봤을때 저평가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라며 "PBR 1배 전후의 현 주가는 과거 미·중 무역전쟁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며, 향후 신제품 출시와 실적 개선이 동반된다면 부진한 주가는 탈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 이사는 부담없이 투자할만한 국내 종목으로 삼성전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일반(범용) 수요는 감소했는데 고부가가치 AI용 수요가 급증하며 실적이 상승세다. 3분기 영업이익은 1년새 20% 증가한 368억원을 기록했다. 염 이사는 "전기차 등 자율주행차와 같은 전자장치 수요가 늘면서 MLCC 매출이 꾸준한데도 주가는 삼성전자와 연동돼 극단적 저평가"라고 진단했다. 삼성전기 향후 12개월 예상 기준 PER은 12.8배(에프앤가이드 기준)다.박소연 연구위원박 위원은 또다른 삼성그룹 상장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추천했다. 그는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는 미국 생물보안법과 함께 삼성바이오는 5공장 준공으로 수주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은 바이오 업종의 대표적 호재"라고 말했다. 우시바이오 등 중국 바이오 업체들이 미국내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이어서 삼성바이오의 독점성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올 들어 삼성바이오 주가는 27% 가량 올랐다.트럼프가 자국 기업 보호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수혜주를 적극 담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염 이사의 최근 추천 리스트엔 인텔리안테크와 동성화인텍이 올라와 있었다. 인텔리안테크는 저궤도 위성 안테나 생산업체로, 미국의 우주사업에도 요긴하게 쓰일 예정이다. 염 이사는 "트럼프가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우주사업을 키우려 하고,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 등 우주사업을 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 두 사람의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인텔리안테크는 미군용 위성통신 안테나는 물론, 아마존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협력사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염 이사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조선업이 당분간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명한 선박 회사들의 주가는 실적 대비 이미 많이 올라 동성화인텍 처럼 저평가된 '숨은 관련주'를 찾는게 낫다고도 말했다.동성화인텍은 LNG 보랭재 전문 업체다. 이 상장사가 만드는 제품은 LNG를 운반하는 선박 탱크 안에 들어가 초저온을 유지해준다. 염 이사는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효율성이 핵심이어서 LNG프로젝트 투자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인한 조선과 건설 사업의 동반 수주 증가로 동성화인텍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성화인텍의 향후 1년 예상 순익 기준 PER는 6배 수준이다.이번 머니쇼에선 저평가 우량종목들을 묶어놓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소개될 예정이다. 2022년 이후 백찬규 팀장의 넘버원 추천 ETF는 미국의 'MOAT'다. 말 그대로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갖춘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을 선별 투자하는 ETF다. 5일 기준 마켓엑세스홀딩스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업종내 독점성을 갖춘 주식들을 담고 있다. 백 팀장은 "독점과 분산을 동시에 누리려면 MOAT는 편안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유동원 본부장은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중심으로 연관성이 높은 국내 종목도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포함된 SK하이닉스와 자율주행 업종내 저평가된 기아는 다른 국내 종목과 달리 투자 리스크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발 리스크에 투자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백 팀장은 "미국 방위산업 주요 기업 중 노스럽그루먼(NOC)은 글로벌 방위비 증가와 우주항공 방산화 등으로 미래 실적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박소연 위원은 원자력발전 관련주로서 배당도 주는 한전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전기술은 4분기 이익 전망이 10% 상향 조정돼 화제를 모았다. 박 위원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따른 장기적인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전망이 좋으나 올 들어 주가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4.11.07
[경제의 脈] 경제 질서가 바뀐다 ... 트럼프가 몰고 올 변화들
2016년 도널드 트럼프라는 인물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때 사람들은 '괴짜 대통령'에 놀랐다. 기존 정치 문법과 다른 그의 언변과 행동은 언론과 정치인들의 비판 대상이었다.미국 전체 국민의 선택을 받긴 했지만 미국 언론과 정치의 중심지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2%에 불과했다.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졌을 때 미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미국이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트럼프는 2021년 미국 의회 점거 폭동에 가담하면서 헌법을 유린한 범죄자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그렇게 역사에서 사라지는 줄 알았던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의 귀환으로 '트럼프 현상'을 일컫는 '트럼피즘'은 한 괴짜 대통령이 만들었던 해프닝이 아닌 새로운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그가 상징하는 시대 흐름과 앞으로 닥칠 일들을 전망해본다.◆'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구호의 역설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구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다. 두 가지 구호는 트럼프가 처음 만든 것이 아니다.'아메리카 퍼스트'는 1700년대 '토착주의'에 물든 식민지 시대 영국계 미국인들이 독일이나 네덜란드 사람들의 이민을 막기 위해 사용됐다. 이후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 1차 세계 대전 불개입 원칙을 발표하면서도 이 용어를 썼다.이후에도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을 막거나, 국제적으로 비개입주의를 내세우는 정치단체와 정당에게는 단골 메뉴로 사용됐다.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구호는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선거에 나서면서 들고 나온 구호다.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이 인권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국력을 쇠퇴시켰다는 비판을 하면서 레이건 대통령이 들고 나와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트럼프는 두 가지 구호를 모두 들고 나왔다. 그는 미국 백인 중산층 이하의 삶이 어려워진 이유가 외국 이민자와 미국의 국제 정치·경제에 대한 과도한 개입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미국인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아메리카 퍼스트'를 통해 '미국만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다른 나라가 겪는 희생은 뒷전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2016년 트럼프 집권기에 유럽, 중국 등 여러 나라들은 이 시기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워낙 심해 그의 임기만 지나면 정책이 바뀔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1기의 핵심은 '정책'이었다.트럼프 1기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놨지만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못했고 그마저도 불안정했다.하지만 2기 트럼프는 다르다. 정책이 훨씬 구체화됐고 선명해졌다. 트럼프의 주장을 실천할 충성파 인물들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마련됐다.여기에 2024년 선거로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트럼프의 질주를 막을 장치가 사라진 셈이다. 트럼프주의는 이제 일회성 정책이 아닌 시대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트럼프의 정책은 법으로 명문화되고 전 세계 사람들의 인식에도 각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 바뀔 수 있지만 법은 정권과 무관하게 이어진다. 미국의 법보다 더 바꾸기 힘든 것은 세계질서다.미국이 주도해서 만든 세계질서를 바꾸면 시대의 흐름도 바뀐다. 트럼프 집권 2기 때 급변할 국제 정치·경제 질서는 그의 집권 이후에도 최소한 20-30년은 더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보호무역이 대세로 자리 잡는다한국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국제무역질서다. 국제무역과 관련한 규범은 1947년 만들어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와 1995년 출범한 국제무역기구(WTO)가 만든 원칙에 기반을 둔다.GATT와 WTO는 연속적이고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을 지향해 관세를 비롯한 무역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춰간다. 또 국가 간 관세를 부과할때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최혜국대우)도 있어서 특정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많은 나라들이 모여 모두가 이익이 되는 쪽으로 글로벌 무역질서를 재편하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역설적이지만 1947년 이후 만들어온 국제무역질서는 미국이 주도해서 만든 것이다.하지만 트럼프는 기존의 모든 무역질서를 부정한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많이 내는 나라에 대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한다. 다자간 무역질서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WTO의 최혜국 조항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60% 이상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다른 나라가 보복 관세를 메기면 미국은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해 끝장을 보겠다는 태세다. 전형적으로 힘을 앞세워 약자를 굴복시키겠다는 미국 일방주의의 논리다.WTO체제를 부정하는 미국의 이같은 독선적인 움직임을 막을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많은 나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의 막대한 관세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힌 나라들은 다른 나라로 수출선의 변경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다른 나라들도 힘이 약한 나라와 거래할 때는 미국처럼 관세와 무역장벽을 통해 자기 시장을 보호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보호주의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된다. 2차 대전 후 60여 년간 만들어온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는 근본적으로 흔들릴 위기를 맞았다.아울러 물건을 싸게 잘 만드는 국가가 그렇지 못한 나라로 수출을 하는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한 흐름도 깨진다. 이런 변화가 본격화되면 세계 경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될 수도 있다.◆경제안보 질서의 근본적 변화미국은 그동안 전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주요 분쟁 가능지역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이 개입을 했다. 최근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 개입하면서 전쟁 억제를 위해 노력해왔다. 트럼프는 이런 미국의 역할을 부정한다. '우리도 살기 힘든데 왜 다른 나라 전쟁까지 관여해야 하는가'라며 '미국에 의존하려면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라'는 논리다. 트럼피즘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다.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근거로 미국에 지불하는 방위비를 대폭 올려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안보갈등'이 확대되면 가장 먼저 경제가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다. 다른 나라 사정도 비슷하다. 미국은 현재 중동, 아프리카, 유럽, 인도·태평양 지구 등 총 25개 국가에 미군을 파견하거나 미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트럼프의 불개입주의가 확산되면 이들 국가가 모두 안보 위기를 맞게 된다. 안보 문제는 경제 문제로 이어진다. 세계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자본의 이동으로 국가부도를 맞는 나라들이 속출할 수도 있다.특히 미국이 주도하던 국제 안보질서가 무너지면 전세계 곳곳에서 국지전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모든 나라들의 '안보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금융시장 불안정성도 증대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저물가, 저금리, 관세인상,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약달러 등을 내세웠다. 모두가 미국을 위하는 정책들이라고 역설했다.하지만 이런 정책들은 상호 모순적이다. 금리를 낮추면 물가는 올라간다. 관세를 올려도 미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물가는 올라간다. 세금을 낮춰주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채권물량은 늘어나고 채권금리는 오른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는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트럼프는 이 다섯 가지를 모두 '어젠다47'이라는 공약에 넣었다. 경제학자들은 "다섯 가지를 다 하겠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라며 트럼프를 폄하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집권 후 모두를 다 할 태세다. 연방준비제도(Fed)를 압박해 금리를 낮추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관세를 올리고, 기업들의 세금을 깎아준다.이 과정에서 물가가 오르면 저물가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 통제를 할 수도 있다. 이런 각각의 정책들이 서로 충돌하고 좌충우돌 하더라도 밀고 나갈 태세다. 시장은 요동친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빅컷을 단행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6%포인트 이상 올랐다. 달러인덱스를 기준으로 한 달러 값도 같은 기간 4%올랐다. 단기금리와 장기금리가 따로 놀고 금리를 내려도 달러 값은 오르는 기현상이 벌써부터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이런 현상은 트럼프 2기 집권기간 내내 벌어질 전망이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 기반이 전통적인 경제학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고, 그가 공약으로 내놓은 것을 스스로 철회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는 이유다.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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