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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T] 채권 대표 ETF 투자자 눈물 그치고, 미소 지을 조건은
TLT 투자자들이 그 형상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다. TLT는 서학개미들이 사랑하는 채권 ETF의 한 종류다. TLT 라는 약자로 불리는 이 ETF의 정식 명칭은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다. 미국 +20년 장기 국채 아이셰어즈 ETF로도 통한다. 11월7일 기준 서학개미들이 약 1조원(7억7526만달러·예탁결제원 기준) 어치나 보유 중이다. 올 들어 이날까지 주가는 6% 하락했고, 최근 5년기준 31%나 조정받았다. ◆안전자산 채권의 배신? 주식 변동성만 닮아최근 5년 TLT 주가 추이. TLT는 양쪽의 T가 흐르는 눈물을, L은 투자자의 코를 연상케 한다. 미국 장기 국채에 장기 투자했는데 30% 이상 손실을 봤다니 허탈하다는 지적이다. 채권은 기본적으로 원금이 보장되는데 TLT는 원금 보장과는 거리가 멀다. 이같은 차이는 TLT의 기초자산인 국채와 TLT라는 ETF의 명백한 차이 때문. 국가 채권(국채)은 정부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대출 증서다. 발행시 이자율(쿠폰금리)이 고정되며, 만기까지 이자를 받는다. 미국 정부가 언제까지 갚아주겠다고 쓴 증서가 바로 미 국채이기 때문에 만기까지 유지하면 무조건 돈을 번다. 그러나 TLT와 같은 채권 ETF는 만기가 없기 때문에 원금 보장은 불가능하다. 운용사 블랙록이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받아가며 만기 없이 거래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만든 금융상품이다. 그 기초 자산이 채권일 뿐이다. 주식의 변동성이란 변수가 추가된 것이다. TLT의 수수료는 0.15%로, 채권 ETF 중에는 저렴한 편이다. 블랙록이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여서 가능한 수수료율이다. 그러나 블랙록이 운용하는 주식 ETF인 IVV가 연 0.03%인 것을 감안하면 같은 회사의 ETF 수수료율 차이가 무려 5배다. 막대한 자산을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선 수년간 누적될 경우 엄청난 비용 부담이다. 그래서 '큰손'들은 ETF 상품이 아니라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다. 9일 기준 TLT의 연 배당률은 3.75%다. TLT가 일반 채권이나 개별 주식보다 뛰어난 점은 매월 배당해준다는 것인데, 배당률 자체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이 정도 배당률이면 국내 지방은행들이 첫 고객에게 제시하는 예금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 들어 TLT 주가가 6% 가까이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매월 배당해주는 것이 결국 '내 원금을 쪼개서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장기 국채, 금리와의 연관성도 떨어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TLT의 주가가 상승하려면 꾸준히 금리가 떨어져야 한다. 시장금리를 좌우하는 곳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로, 지난 9월 '빅컷'을 단행해 채권 시장과 TLT 주가에 영향을 줬다. '빅컷'은 말 그대로 기준금리를 크게 인하한 것. 0.25베이시스 포인트(bp) 인하가 예상됐는데 0.5bp가 떨어졌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 인하가 채권과 TLT와 같은 채권 ETF 상품에 즉각적인 호재가 되는 이유다. TLT는 워낙 만기가 긴 채권을 많이 담고 있다보니 과거 2020~2022년 '코로나' 제로금리 시절 물량을 보유 중이다. 주식으로 따지면 주가 꼭대기 물량이다. TLT는 미국 30년물에 투자하고 있으며 그 명칭 속 '20+' 표시 처럼 만기가 20년 이상 남아 있는 채권이 전체 자산의 99%를 차지한다. 적절한 시기에 만기가 20년 이상 남아 있는 국채로 교체해 '20+'라는 이름값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른 주식 ETF 보다 수수료율이 높은 이유다. 블랙록 내부에서도 국내에서 TLT의 뒤늦은 인기에 놀라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시기였던 2010~2020년까지 TLT 주가는 우상향해왔고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 직후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자 미국 연준은 급격하게 금리를 올렸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채권과 TLT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막연하게 금리 하락을 예상해 연준의 대출 증서를 대거 떠안은 댓가라는 평가다. 증권가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TLT를 안전자산으로 꾸며서 마케팅하는 이유는 수수료가 비싸서 돈이 되기 때문"이라며 "특히 장기 국채의 경우 금리와의 연동성도 떨어져 어떤 지표에도 의지하지 못하고 감으로 투자하는 '깜깜이 투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변형 '다단계 상품'이란 의견도 나온다. TLT 투자자들의 돈은 이미 먼저 투자한 사람들의 배당금으로 풀리지만, 투자 대열이 끊어질 경우 월배당도 불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빅컷 비판한 트럼프 말 바꾸면 TLT 웃는다채권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TLT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월스트리트에서 나온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빌 그로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채권 시장에 '재앙'이 될 것으로 일찌감치 예측했다. 트럼프의 각종 정책이 지속적인 감세와 비용 상승을 이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이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심화시키고, 미 정부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또 다시 채권을 대거 찍어내 채권값이 급락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미국 싱크탱크인 '책임 있는 연방 예산위원회'는 트럼프의 정책이 향후 10년간 4조 달러의 비용을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해 채권 시장에 불안감을 던지고 있다. 월가의 관계자는 "미국의 어마어마한 재정 적자 예상으로 채권 투자의 매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가 지난 9월 연준의 '빅컷'에 대해 맹비난을 한 것도 그를 채권 시장의 악재로 보는 시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장에선 TLT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사실에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얼마나 더 떨어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특히 시장금리를 좌우하는 미국의 기준금리에 정치적 영향이 명백하게 나타나면서 더욱 종잡을 수 없게 됐다. 변수가 너무도 많지만, 채권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포함돼 있다. 빅컷을 단행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바로 트럼프가 임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2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을 '금리의 수장'으로 앉힌다. 2022년 5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그를 재신임하면서 파월은 두 번째 임기에 들어갔다. 파월은 당이 좌우로 바뀌는 와중에도 자리를 지켰다. 최근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을 요청해도 이를 거부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연방준비법 제10조에 따르면 연준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이사는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해임할 수 있다. 미 법조계에선 '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트럼프가 자신의 사람으로 세웠던 파월에 대한 비판 역시 정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트럼프는 금리에 대한 철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금리를 동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TLT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파월 의장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 처럼 치켜세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경제의 脈] 경제 질서가 바뀐다 ... 트럼프가 몰고 올 변화들
2016년 도널드 트럼프라는 인물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때 사람들은 '괴짜 대통령'에 놀랐다. 기존 정치 문법과 다른 그의 언변과 행동은 언론과 정치인들의 비판 대상이었다.미국 전체 국민의 선택을 받긴 했지만 미국 언론과 정치의 중심지 워싱턴D.C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2%에 불과했다.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졌을 때 미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미국이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트럼프는 2021년 미국 의회 점거 폭동에 가담하면서 헌법을 유린한 범죄자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그렇게 역사에서 사라지는 줄 알았던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의 귀환으로 '트럼프 현상'을 일컫는 '트럼피즘'은 한 괴짜 대통령이 만들었던 해프닝이 아닌 새로운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그가 상징하는 시대 흐름과 앞으로 닥칠 일들을 전망해본다.◆'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구호의 역설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구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다. 두 가지 구호는 트럼프가 처음 만든 것이 아니다.'아메리카 퍼스트'는 1700년대 '토착주의'에 물든 식민지 시대 영국계 미국인들이 독일이나 네덜란드 사람들의 이민을 막기 위해 사용됐다. 이후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 1차 세계 대전 불개입 원칙을 발표하면서도 이 용어를 썼다.이후에도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을 막거나, 국제적으로 비개입주의를 내세우는 정치단체와 정당에게는 단골 메뉴로 사용됐다.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구호는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선거에 나서면서 들고 나온 구호다.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이 인권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국력을 쇠퇴시켰다는 비판을 하면서 레이건 대통령이 들고 나와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트럼프는 두 가지 구호를 모두 들고 나왔다. 그는 미국 백인 중산층 이하의 삶이 어려워진 이유가 외국 이민자와 미국의 국제 정치·경제에 대한 과도한 개입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미국인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아메리카 퍼스트'를 통해 '미국만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다른 나라가 겪는 희생은 뒷전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2016년 트럼프 집권기에 유럽, 중국 등 여러 나라들은 이 시기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워낙 심해 그의 임기만 지나면 정책이 바뀔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1기의 핵심은 '정책'이었다.트럼프 1기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놨지만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못했고 그마저도 불안정했다.하지만 2기 트럼프는 다르다. 정책이 훨씬 구체화됐고 선명해졌다. 트럼프의 주장을 실천할 충성파 인물들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마련됐다.여기에 2024년 선거로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트럼프의 질주를 막을 장치가 사라진 셈이다. 트럼프주의는 이제 일회성 정책이 아닌 시대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트럼프의 정책은 법으로 명문화되고 전 세계 사람들의 인식에도 각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 바뀔 수 있지만 법은 정권과 무관하게 이어진다. 미국의 법보다 더 바꾸기 힘든 것은 세계질서다.미국이 주도해서 만든 세계질서를 바꾸면 시대의 흐름도 바뀐다. 트럼프 집권 2기 때 급변할 국제 정치·경제 질서는 그의 집권 이후에도 최소한 20-30년은 더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보호무역이 대세로 자리 잡는다한국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국제무역질서다. 국제무역과 관련한 규범은 1947년 만들어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와 1995년 출범한 국제무역기구(WTO)가 만든 원칙에 기반을 둔다.GATT와 WTO는 연속적이고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을 지향해 관세를 비롯한 무역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춰간다. 또 국가 간 관세를 부과할때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최혜국대우)도 있어서 특정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많은 나라들이 모여 모두가 이익이 되는 쪽으로 글로벌 무역질서를 재편하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역설적이지만 1947년 이후 만들어온 국제무역질서는 미국이 주도해서 만든 것이다.하지만 트럼프는 기존의 모든 무역질서를 부정한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많이 내는 나라에 대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한다. 다자간 무역질서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WTO의 최혜국 조항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60% 이상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다른 나라가 보복 관세를 메기면 미국은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해 끝장을 보겠다는 태세다. 전형적으로 힘을 앞세워 약자를 굴복시키겠다는 미국 일방주의의 논리다.WTO체제를 부정하는 미국의 이같은 독선적인 움직임을 막을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많은 나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의 막대한 관세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힌 나라들은 다른 나라로 수출선의 변경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다른 나라들도 힘이 약한 나라와 거래할 때는 미국처럼 관세와 무역장벽을 통해 자기 시장을 보호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보호주의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된다. 2차 대전 후 60여 년간 만들어온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는 근본적으로 흔들릴 위기를 맞았다.아울러 물건을 싸게 잘 만드는 국가가 그렇지 못한 나라로 수출을 하는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한 흐름도 깨진다. 이런 변화가 본격화되면 세계 경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될 수도 있다.◆경제안보 질서의 근본적 변화미국은 그동안 전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주요 분쟁 가능지역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이 개입을 했다. 최근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 개입하면서 전쟁 억제를 위해 노력해왔다. 트럼프는 이런 미국의 역할을 부정한다. '우리도 살기 힘든데 왜 다른 나라 전쟁까지 관여해야 하는가'라며 '미국에 의존하려면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라'는 논리다. 트럼피즘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다.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근거로 미국에 지불하는 방위비를 대폭 올려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안보갈등'이 확대되면 가장 먼저 경제가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다. 다른 나라 사정도 비슷하다. 미국은 현재 중동, 아프리카, 유럽, 인도·태평양 지구 등 총 25개 국가에 미군을 파견하거나 미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트럼프의 불개입주의가 확산되면 이들 국가가 모두 안보 위기를 맞게 된다. 안보 문제는 경제 문제로 이어진다. 세계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자본의 이동으로 국가부도를 맞는 나라들이 속출할 수도 있다.특히 미국이 주도하던 국제 안보질서가 무너지면 전세계 곳곳에서 국지전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모든 나라들의 '안보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금융시장 불안정성도 증대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저물가, 저금리, 관세인상,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약달러 등을 내세웠다. 모두가 미국을 위하는 정책들이라고 역설했다.하지만 이런 정책들은 상호 모순적이다. 금리를 낮추면 물가는 올라간다. 관세를 올려도 미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물가는 올라간다. 세금을 낮춰주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채권물량은 늘어나고 채권금리는 오른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는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트럼프는 이 다섯 가지를 모두 '어젠다47'이라는 공약에 넣었다. 경제학자들은 "다섯 가지를 다 하겠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라며 트럼프를 폄하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집권 후 모두를 다 할 태세다. 연방준비제도(Fed)를 압박해 금리를 낮추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관세를 올리고, 기업들의 세금을 깎아준다.이 과정에서 물가가 오르면 저물가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 통제를 할 수도 있다. 이런 각각의 정책들이 서로 충돌하고 좌충우돌 하더라도 밀고 나갈 태세다. 시장은 요동친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빅컷을 단행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6%포인트 이상 올랐다. 달러인덱스를 기준으로 한 달러 값도 같은 기간 4%올랐다. 단기금리와 장기금리가 따로 놀고 금리를 내려도 달러 값은 오르는 기현상이 벌써부터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이런 현상은 트럼프 2기 집권기간 내내 벌어질 전망이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 기반이 전통적인 경제학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고, 그가 공약으로 내놓은 것을 스스로 철회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는 이유다.
[머니쇼+] 트럼프시대 동·서학 개미들은 무엇을 담아야 할까
격전이 예상됐던 미국 대통령 대선이 일방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돌아가자 불확실성이 빠르게 사라졌다는 것을 주식시장이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수혜업종'으로 분류된 미국 방산과 국내 조선주 투자자들이 표정 관리 중이다. 빅테크 중 트럼프 지지자였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에 다시 투자금이 몰리는 반면 트럼프와의 사이가 좋지 않은 메타에선 돈이 빠지고 있다.*트럼프의 귀환 ... 서울머니쇼플러스 주식고수 4인 추천 종목국내에선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트럼프 수혜업종으로의 '머니무브'로 인해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반기 머니쇼에 나서는 '4대 주식 고수'들은 "트럼프와 금리인하라는 투톱 변수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내 종목 교체를 적절히 할 경우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는 2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막하는 서울머니쇼플러스에 앞서 이들은 트럼프 수혜주와 저평가 종목들을 분석했다.다만 한 종목에 올인하기 보다는 업종별로 다양하게 분산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고평가된 종목 비중을 줄이고, 머니쇼플러스에서 강조할 저평가된 종목을 더 담을 것을 조언했다. 6일 매일경제가 사전인터뷰한 4대 주식 분야 연사는 염승환 LS증권 이사,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 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백찬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식전략팀장이다. 투자 성향을 축구 포지션으로 비유하면 염 이사와 유 본부장은 공격수, 박 위원과 백 팀장은 미드필드에 가깝다. 투자 선호 지역으로 보면 염 이사와 박 위원은 국내파이며 유 본부장과 백 팀장은 해외파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성향에 맞춰 자신의 주식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4대 연사는 모두 최근 투자 환경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고 봤다. 염승환 이사는 "경기 호조와 물가 안정, 금리인하라는 어색한 만남이 최근 주식시장에 최고의 조합이 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로 절대적 저평가로, 하락 위험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들 주가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게 그의 예상이다. 박소연 위원 역시 지금부터 투자한다면 국내 증시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시장은 금투세 폐지, 밸류업과 행동주의 모멘텀으로 하방경직이 확고하다"며 "고질적인 저평가와 과소배당 이슈가 해소되면서 상장사의 주가가 우상향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의 반발로 정치권이 밀어붙이는 금투세가 저지된 것이 국내 증시가 변모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는 뜻이다. 이들의 의견은 '역발상 투자'에 가깝다. 국내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11월 5일까지 3.5% 하락한 반면 미국 S;" >유동원 본부장은 여전히 미국이 좋을 것이란 의견을 고수했다. AI를 전략적 무기로 삼고 있는 미국을 당할 곳은 없다는 논리다. 유 본부장은 "지금까지 투자데이터를 활용해보니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다른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이기는 시기가 202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주가수익률(PER) 보다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통해 미국 증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한국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높은 가계 부채비율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며 금투세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포트폴리오에 담을 업종으로는 AI를 위시한 IT 업종이 주로 꼽혔다. 삼성전자에 대한 위기론이 팽배하지만 저평가 관점으로 봤을때 가장 사기 좋은 주식이라는 것. 백찬규 팀장심지어 해외 주식을 주로 추천하는 백 팀장의 얘기다. 그는 "실적 대비 주가로 봤을때 저평가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라며 "PBR 1배 전후의 현 주가는 과거 미·중 무역전쟁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며, 향후 신제품 출시와 실적 개선이 동반된다면 부진한 주가는 탈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 이사는 부담없이 투자할만한 국내 종목으로 삼성전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일반(범용) 수요는 감소했는데 고부가가치 AI용 수요가 급증하며 실적이 상승세다. 3분기 영업이익은 1년새 20% 증가한 368억원을 기록했다. 염 이사는 "전기차 등 자율주행차와 같은 전자장치 수요가 늘면서 MLCC 매출이 꾸준한데도 주가는 삼성전자와 연동돼 극단적 저평가"라고 진단했다. 삼성전기 향후 12개월 예상 기준 PER은 12.8배(에프앤가이드 기준)다.박소연 연구위원박 위원은 또다른 삼성그룹 상장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추천했다. 그는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는 미국 생물보안법과 함께 삼성바이오는 5공장 준공으로 수주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은 바이오 업종의 대표적 호재"라고 말했다. 우시바이오 등 중국 바이오 업체들이 미국내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이어서 삼성바이오의 독점성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올 들어 삼성바이오 주가는 27% 가량 올랐다.트럼프가 자국 기업 보호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수혜주를 적극 담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염 이사의 최근 추천 리스트엔 인텔리안테크와 동성화인텍이 올라와 있었다. 인텔리안테크는 저궤도 위성 안테나 생산업체로, 미국의 우주사업에도 요긴하게 쓰일 예정이다. 염 이사는 "트럼프가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우주사업을 키우려 하고,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 등 우주사업을 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 두 사람의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인텔리안테크는 미군용 위성통신 안테나는 물론, 아마존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협력사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염 이사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조선업이 당분간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명한 선박 회사들의 주가는 실적 대비 이미 많이 올라 동성화인텍 처럼 저평가된 '숨은 관련주'를 찾는게 낫다고도 말했다.동성화인텍은 LNG 보랭재 전문 업체다. 이 상장사가 만드는 제품은 LNG를 운반하는 선박 탱크 안에 들어가 초저온을 유지해준다. 염 이사는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효율성이 핵심이어서 LNG프로젝트 투자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인한 조선과 건설 사업의 동반 수주 증가로 동성화인텍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성화인텍의 향후 1년 예상 순익 기준 PER는 6배 수준이다.이번 머니쇼에선 저평가 우량종목들을 묶어놓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소개될 예정이다. 2022년 이후 백찬규 팀장의 넘버원 추천 ETF는 미국의 'MOAT'다. 말 그대로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갖춘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을 선별 투자하는 ETF다. 5일 기준 마켓엑세스홀딩스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업종내 독점성을 갖춘 주식들을 담고 있다. 백 팀장은 "독점과 분산을 동시에 누리려면 MOAT는 편안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유동원 본부장은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중심으로 연관성이 높은 국내 종목도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포함된 SK하이닉스와 자율주행 업종내 저평가된 기아는 다른 국내 종목과 달리 투자 리스크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발 리스크에 투자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백 팀장은 "미국 방위산업 주요 기업 중 노스럽그루먼(NOC)은 글로벌 방위비 증가와 우주항공 방산화 등으로 미래 실적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박소연 위원은 원자력발전 관련주로서 배당도 주는 한전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전기술은 4분기 이익 전망이 10% 상향 조정돼 화제를 모았다. 박 위원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따른 장기적인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전망이 좋으나 올 들어 주가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석현의 환율 노트] 트럼프 2.0시대에 마주할 몇가지 현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돌아온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이라고 했던가. 트럼프 1기는 맛보기에 불과했다. 트럼프 2기는 1기와 같지 않을 것이다.준비되지 않았던 트럼프 1기는 조직적이지 않았다. 무리한 정책에 제동을 거는 참모들이 트럼프 곁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트럼프 곁에 아무도 남지 않았다.예스맨(yes-man)만 남았다. 트럼프 2기는 더 심화되고 자극적인 버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트럼프의 브로맨스트럼프의 고립주의 외교를 반기는 친구들이 있다. 시진핑과 푸틴 등 권위주의 지도자들이다. 그가 동맹을 경시하므로 NATO와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 관계 훼손은 중국과 러시아에 전략적 이익이다.국제 질서는 지역 강대국을 중심으로 세계가 몇 개의 세력권으로 나뉘고 지역 강국의 세력권 내 통제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주변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뜨거운 감자' 대만대만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중심지로 경제적 중요성이 높다. 지정학적으로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할 수 있는 요충지이며, 대만 문제는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신뢰와 직결된다. 1949년 중국 내전 이후 대만은 사실상 독립적으로 통치돼 왔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한다. 미국도 공식적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한다. 하지만 대만에 방어 무기를 판매하고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 왔다. 대만에서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이 올해 초 3연임에 성공하자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세적 행보가 강화됐다. 이른바 아나콘다 전략으로 뱀이 사냥감을 옥죄듯 대만을 질식시키려는 인상이다.중국이 봉쇄 구실을 찾는듯 대만에 경제·외교·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침공 없이도 대만을 굴복시킬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중국이 대만을 봉쇄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관세를 더 높일 것이라고 답했다. 관세를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는 트럼프다운 답변이다. ◆바이든 정책 뒤집기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인 IRA법(Inflation Reduction Act)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IRA법은 미국산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하지만 껍데기는 교체하더라도 지원 내용을 완전히 폐기하지는 못하리라 본다. IRA법의 혜택이 경합주(swing states)와 공화당 성향 주에 편향돼 있기 때문이다. 껍데기는 가고, 내용은 남을 가능성이 높다.◆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바이든 정부의 야심찬 정책인 CHIPS법의 존망도 불투명하다. CHIPS법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기지 조성에 사후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이다.트럼프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고 법인세를 인하함으로써 보조금 없이 반도체 생산 기지를 유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CHIP법의 존망은 불투명하지만, 그 지향점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증가이고, 이는 트럼프도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이미 거센 도전에 직면한 한국 반도체 업계에게도 상당한 위협이다.◆원화의 경쟁력 약화10월 초부터 트럼프 당선 기대감을 반영해 달러원 환율이 오르며 원화 가치가 하락했는데, 원화 가치의 하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되고 있다. 원화 가치를 떠받치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경쟁국들에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은 작년부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대적 수치를 보면 그렇지 않다. 주요 수출 경쟁국인 대만과 중국 기업들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추세는 진행형이라서, 트럼프의 승리와 무관하게 당분간 되돌리기 어려울 듯 하다.◆트럼프의 트럼프 카드(Trump’s trump card)트럼프의 으뜸 패(trump card)는 수입 관세다. 관세는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연결된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먼저 미국 인플레이션 측면. 미국이 수입 관세를 인상하면 미국의 수입 가격이 상승하므로 미국 내 생산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미국 소비자들이 기존에 가격 경쟁력이 없었던 미국 내 제품을 비싼 가격으로 사야 한다. 모든 수입품을 미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금리와 달러가 상승한다.다음은 무역 장벽 측면. 수입 관세를 높이면 미국 수입(import)이 줄어 무역량이 감소한다. 또 미국 관세 인상에 중국·유럽 등 무역 상대방도 보복 관세로 대응한다. 모두가 무역 장벽을 높이니, 세계 무역량이 감소한다.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무역과 달러·원 환율은 역의 상관관계가 강하다. 즉 무역량이 증가하는 시기에 환율 하락, 무역량 감소 시기에 환율이 상승한다.트럼프 1기 정부 때도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될 때마다 달러·원 환율은 급등했고, 무역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에는 환율이 급락하곤 했다. 한국과의 무역 이슈가 아님에도 글로벌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민감했다. 미국의 수입 관세 인상은 이렇듯 달러원 환율 상승과 연결된다.◆미국 재정적자 전망과 미국채 수급 동향트럼프의 감세 정책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 더 많은 정부 부채, 더 높은 금리의 시대를 재촉할 전망이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연방 재정적자가 2025 회계연도에 GDP 대비 6.5%에서 2035 회계연도에는 7.0%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이 전망은 트럼프 2기의 출범을 가정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2기 경제 청사진을 반영해 CRFB(책임 있는 연방 예산위원회)가 전망한 바로는 2035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9.6%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최소 7.6~최대 12.1%)된다. 재정 결손은 결국 국채를 통해 조달을 확대해야 한다. 이는 미국채 시장에서 국채 공급 증가를 의미하며, 이는 수급 요인에 의한 미국채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귀결된다. ◆4년은 생각보다 길다 ... '프랙탈 현상'4년은 생각보다 길다. 하루에도 달러·원 환율이 등락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데, 4년으로 확대해도 그렇다.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프랙탈(fractal) 현상’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2016년 대통령 선거일(11월 8일)과 트럼프가 패배한 2020년 선거일(11월 3일) 사이에 환율은(서울 종가 기준 1,135.0원에서 1,134.1원으로) 고작 0.9원 움직였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할 내년에도 환율이 지속 상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연준의 미래트럼프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싶어한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7월에 올렸던 칼럼의 링크로 대신한다. (칼럼 바로가기: http://bit.ly/4fyfVzO)
[부동산 시그널] 강남 '마지막 퍼즐' 서초 서리풀에 미니신도시
◆11.5 정부 부동산대책 들여다 보니서울 서초구 내곡동과 우면동 일부 지역 등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2만 가구급 미니 신도시가 생긴다.서울에서는 12년 만에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셈이다. 경기도 고양, 의왕, 의정부 일원 총 660만㎡(200만평) 그린벨트에도 신규 주택 3만여 가구가 들어선다.정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대상지 발표를 두고 전문가들은 수도권 5만 가구 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특히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등 수요자가 원하는 곳과 교통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에 주택을 공급해 해당 지역이 크게 효과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다만 실제 공급속도가 얼마나 빠를지가 관건이다.◆서울 그린벨트 풀어 신규 택지 4곳에 5만 가구 공급 ... 2029년 첫 분양 목표국토교통부는 5일 직주근접이 가능한 서울 강남권과 서울 경계로부터 약 10㎞ 이내 지역 4곳을 신규 택지 후보지로 지정, 발표했다.△서울 서리풀(2만 가구·221만㎡·67만평) △고양대곡 역세권(9,400가구·199만㎡·60만평) △의왕 오전왕곡(1만 4,000가구·187만㎡·57만평) △의정부 용현(7,000가구·81만㎡·24만평) 4곳이다.이번에 선정된 용지는 전체 688만㎡(208만평)로 96%가 그린벨트다. 정부는 이들 후보지에 대해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대상 지역 중 유일한 서울이자 강남권인 서초 서리풀 지구는 서초구 원지·신원·염곡·내곡·우면동 일대 221만㎡(67만평) 용지에 2만 가구를 지을 예정이다.서리풀지구의 가장 큰 특징은 철도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지구 주변에 지하철 3호선 양재역과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이 자리한다.양재역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도 계획돼 있다.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향후 2만 가구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신분당선 추가역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청계산입구역과 판교역 사이에 추가로 역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해석된다. 아예 역세권을 위주로 고밀 개발할 계획이기도 하다.이곳은 경부고속도로(양재·선암IC)와 분당내곡도시고속도로(내곡IC),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 도로망도 잘 갖춰져 있다. 이같은 철도·교통망을 통해 강남과 판교 업무지구까지 20분 안팎에 도달 가능하다.직주근접이 뛰어난 입지인 셈이라 수요자 대부분의 관심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양 대곡지구는 고양시 덕양구 내곡·대장·화정·토당·주교동 일대 그린벨트 199만㎡(60만평)를 풀어 9,400가구 규모로 만든다.이곳 역시 철도 요충지로 꼽힌다. 지하철 3호선과 내달 개통을 앞둔 GTX A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 등 5개 노선이 지나는 대곡역과 가깝다.수도권제1순환도로, 강변북로(자유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등 수도권 주간선 도로망도 인접해 있다. 대곡역에는 앞으로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한다. 역세권 중심으로 자족·업무시설을 배치해 '지식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의왕 오전왕곡지구는 의왕시 오전·왕곡동 일원 187만㎡(57만평) 용지에 1만 4,0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경수대로(국도1호선)가 인접한 것이 특징이다. 2029년 개통 예정인 동탄~인덕원선의 의왕시청역이 0.7km 거리에 들어선다.국토부는 GTX C노선과 동탄~인덕원선 간 연계를 강화해 추가역 신설 등을 검토한다. 나아가 과천지식정보타운이 주변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곳에 의료·바이오 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의정부 신곡동·용현동 일원에 조성되는 의정부 용현지구(81만㎡·24만평)는 7,000가구 규모다.군부대가 있던 곳이라 오랜 기간 개발이 되지 못한 지역이다. 향후 법조타운 등 기존도심과 연계해 통합생활권을 만들 방침이다.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과 GTX C노선 의정부역 등이 계획된 곳이기도 하다. 주변간선도로와 교통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 국토부 구상이다.◆해당지역 땅값 꾸준한 상승세... 교통 인프라, 일자리 배후 주거지 기능 주목이들 그린벨트 해제 대상지가 향후 일자리가 쏟아질 지역의 배후 주거지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서리풀지구 인근에는 양재 인공지능(AI)산업특구, 하림그룹의 양재동 복합개발사업 등이 진행 중이다. 경기 의왕도 인근에 군포산업단지와 공단이 있다.국토부는 이번에 발표한 5만 가구에 이어 내년 상반기 3만 가구용 수도권 신규 택지를 추가로 발표한다. 다만 내년에 발표하는 택지에는 서울지역과 그린벨트가 포함돼 있지 않다.정부 발표 당일인 5일 핵심지로 꼽힌 서초구 내곡동과 고양시 대곡동 일대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했다. 둘 다 정부가 수도권 신규 택지를 발표할 때마다 '단골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인 만큼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주민 반응이 많았다.다만 개발 계획이 확정된 만큼 생활 편의성이 개선되고 지역 가치가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은 숨기지 않았다. 물론 난개발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교차했다.서초구 내곡동이나 고양시 대곡동 모두 낡은 주택과 비닐하우스가 가득한 곳이다.하지만 개발제한구역 해제 기대감 때문에 토지 가격만큼은 그동안 꾸준히 상승 추세였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내곡동 토지 매매가격은 3.3㎡당 450만원, 원지동 일대는 300만원대다.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 소유자 대부분 은퇴한 노년층으로, 은퇴 후 농사와 투자 목적을 동시에 노리고 이곳의 땅을 매입해 왔다"며 "큰 면적으로 거래될 때 수십 억의 자금이 필요한만큼 손바뀜이 자주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고양시 대곡동의 경우에는 복합환승센터 효과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게 아니냐는 기대도 있었다. 대곡역은 현재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 서해선이 지나고 있고, 연말부터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교외선(대곡역~의정부)도 정차한다.대곡역 근처 C공인중개업소는 "대곡역은 환승이 5개나 되고, 앞으로 고양선도 들어올 수 있다"며 "그동안 환승센터 계획만 있고 주거시설은 없어서 '반쪽자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는데, 이제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라고 말했다.최근 대곡역 인근 농지값은 3.3㎡당 180~3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토지주보다 아파트 가격이 먼저 수혜 볼 가능성 ... 일부 난개발 우려도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발표로 토지 소유주보다는 인근 아파트 가격이 먼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내곡동의 경우에는 서초포레스타 2·3·5·6·7단지와 서초더샵포레가, 대곡동은 대곡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인 화정역 일대 아파트들이 대표적이다.실제로 서초더샵포레 전용84㎡는 올해 2월 12억 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9월에는 15억원까지 매매가격이 올랐다. 경기 화정역 별빛마을6단지 전용103㎡는 작년 12월에 7억 2,000만원이던 가격이 올해 8월에는 8억 1,250만원까지 상승한 상태다.인근 주민들은 "대규모 개발로 동네가 시끄러워지고 거주 환경이 악화될까봐 걱정이 앞선다"면서도 "생활 편의성은 상당 부분 좋아질 듯 하다"고 말했다.다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서초구 서리풀지구 그린벨트를 풀어 공급하는 2만 가구 중 55%(1만1000가구)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II(미리 내 집)라고 밝혔다.장기전세주택II는 신혼부부나 예비 신혼부부에게 최장 20년 주거를 보장하는 임대주택이다.특히 입주 이후 자녀를 출산하는 가구의 경우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어 '미리 내 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둘째 출산 가구는 시세 대비 90%, 셋째 이상 출산 가구는 시세 대비 80%에 분양받을 수 있다.이같은 측면 때문에 시장에서 느끼는 실질적인 공급 효과가 작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대규모 임대주택촌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어 그 영향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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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K] 워런버핏이 주식시장에서 은퇴 중이라는 명백한 지표
문일호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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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평의 일본경제] 日-美 선거 불확실성 헤쳐나가는 일본경제
◆중의원 선거 향방의 불확실성과 엔화의 변동성 지속지난 10월 15일에 공시되고 27일에 투표 및 개표가 이루어지는 일본 중의원 선거는 총 465석 중, 여권인 자민당과 공명당 합계로 과반수 233석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정치자금의 부적절한 관리 문제로 지지율이 떨어진 자민당으로서는 어려운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새로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정책에도 제약이 가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권 전체로 기존의 279의석을 유지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반수 확보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다만 국회에서 예산, 법안의 원활한 처리에 필요한 안정 다수 의석은 244석이며, 모든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독점하면서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는 절대 안정다수는 261석, 헌법개정의 발의,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재가결 할 수 있는 것은 정원의 3분의 2인 310석이다. 여권이 이러한 안정 과반수는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이시바 정권으로서는 이시바 총리가 계속 주장해 왔던 과감한 안보 전략이나 헌법개정 등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25년 7월 경에는 참의원 선거도 예상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자민당 지지율에 대한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여권 전체로도 참의원 과반수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중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이시바 총리의 조기 퇴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일본 정부의 정책은 당분간 국민 지지율 확보를 위해 주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4년 11월 초의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도 겹쳐 투자가들의 관망 자세가 일시적으로 강해져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다.사실 이시바 총리가 당선된 직후에는 금리인상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1달러당 145엔 전후였던 엔화 환율이 139엔대로 급등하다가 이시바 총리가 기존의 발언과 달리 금융정책은 신뢰하고 있는 일본은행에게 맡기고, 신중하게 금융정책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미국경기의 낙관론 강화와 함께 다시 엔화는 약세로 돌아서 지난 2024년 10월 17일에 1달러당 150엔대에 진입했다.물론 엔화가 다시 1달러당 160엔을 지향하는 약세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다. 미국경제의 낙관론 확산에는 9월의 고용 통계 호조가 있으나 월별로 본 통계 수치에 편차도 있고 기본적으로는 미국경제의 완만한 둔화와 함께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이 2025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반면 일본은행은 2024년 말까지 0.25%p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적어도 2025년 상반기까지는 추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으며, 미일 금융정책의 향방으로 봐서 극심한 엔저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본 중의원 선거 결과, 자민당 및 공명당의 여권이 과반수보다 다소 적은 의석 수에 그쳐도 무소속 등 가까운 세력의 추가 영입 등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민당 내의 반 이시바 세력과 친 다카이치 사나에 세력의 격돌이 강해져 자민당의 분열 양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어려운 정치 정세 속에서 일본정부는 서민 중시 및 재정 확대 중시의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한편, 정치 정세가 금융정책에 미칠 근본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선거 결과나 정치 정세의 혼란 양상으로 인해 엔화의 급등 및 급락이 일시적으로 발생해도 엔화의 완만한 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미국 대선 결과도 불확실하지만 미국의 완만한 금리인하 방향, 일본의 완만한 금리인상 방향이라는 기본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달러화의 약세 유도 정책 구상 등이 단기적으로 효과 있게 추진될 가능성도 낮아서 엔화에 미칠 영향은 2024년 연말을 향해 당분간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일본경제에 미칠 해외 리스크 요인 주시물론 미국 대선 결과 및 그 이후의 미국 정책이 2025년 일본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사실 일본은행으로서도 금융정책의 정상화, 1% 내외로 올려 '금리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수준으로의 금리 인상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겠지만 일본경제의 동향과 함께 해외경제의 동향, 이에 따른 세계증시의 동향 등도 예의 주시하면서 신중하고 완만하게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경제는 기본적으로 완만한 속도로 금리가 인하되면서 2025년을 향해 실질경제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되는 소프트랜딩 기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 후보 집권 시의 경제적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세계경제 및 미국경제에 충격을 줄 수도 있는 세계 각국에 대한 10%로의 관세 인상 정책이 실시되는데까지는 의회 승인 등 법적인 절차가 필요할 것이다.물론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도 10%의 관세 인상 방안을 선진국 및 개도국과의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 실제로는 무리한 관세 인상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트럼프 후보의 대규모 감세 정책에 대한 기대 및 정책 실시의 효과가 나타날 경우 시장금리와 달러화가 어느 정도의 상승 압박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미국경기는 고용의 완만한 둔화와 소비자물가의 하향 안정세를 모색하는 아주 예민한 소프트랜딩 궤도를 모색하고 있는 시점이며, 재정정책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이 악화될 경우, 혹은 시기 부적절하게 과도한 재정확대가 되어 소비자물가가 높게 유지될 경우 등의 위험은 있다.이에 따라 금리인하와 함께 예상된 달러화의 완만한 약세보다 강달러 현상이 상대적으로 장기화될 경우 기대되었던 신흥국 등의 환율 안정과 금리인하 전망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일본은행으로서도 중의원 선거와 함께 미국 대선 및 그 후의 정책적 파급 효과, 금융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래도 미국경제의 불확실성도 고려해서 금년 말까지 금리인상을 보류할 가능성도 있다.또한 트럼프 정권 등장 시에는 중국의 BYD 등 전기차 기업의 미국 현지 진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바이든 및 민주당은 중국 EV기업의 미국 시장 접근을 완전 봉쇄하자는 입장이 강하지만 트럼프 진영의 정책 방향은 중국제 EV의 수입은 막겠지만 미국 현지생산은 허용하는 발언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중국 EV에 비해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기업의 경쟁력은 미약할 것으로 보여 미국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의 EV가 도약할 경우 일본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자동차 산업에 대한 위협도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막대한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에 고전하는 중국경제는 정부의 금융 지원책으로 파국을 피하고 있으나 부실 처리가 장기화되고 경제활동의 장기정체 및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경기부양책에 나서고 있으나 부실채권의 근본적인 처리에는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경제는 2025년에도 4%대 수준의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미국 대선 후의 미중 마찰의 격화 가능성도 있으며, 일본경제로서는 당분간 중국발 디플레이션 압력을 경계해야 할 입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돌발적인 불확실성이 크게 악화되지 않으면 세계경제는 2025년을 향해 미국의 금리인하, 강달러 약화, 신흥국의 성장세 회복,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 지속 등에 힘입어서 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불안정하지만 실질임금이 회복되기 시작한 일본경제도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일본경제, 완만한 성장 국면 이어갈듯일본경제는 지난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회복, 종합적인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소비지출이 실질임금의 회복세에 힘입어서 개선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설비투자는 기업 수익의 호조에 힘입어 계속 견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외 정치 및 경제 불확실성, 금융시장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일본경제는 당분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상황에서 이시바 내각은 경기부양을 위한 경제대책에서 추경예산도 준비 중이며, 2024년 후반에서 2025년에 걸쳐 일본경제는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경제를 부양하고 있는 외국인 여행객 수요도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2025년에도 일본의 외국인 관광 및 이와 관련된 소매 매출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AI 반도체 관련 수요의 확대가 2025년에도 이어지면서 일본의 반도체 관련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의 수요 확대도 기대된다.미국, 유럽의 금리인하와 신흥국 통화의 안정성 확대와 함께 동남아, 인도 등 신흥국의 성장세 호조도 예상된다. 37개 주요 연구기관의 평균전망치(일본경제연구센터, ESP Forecast 조사, 2024.10.)를 보면 2024 회계연도의 일본경제 성장률은 실질기준으로 0.55%에서 2025년에는 1.05%로 뚜렷하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정권 등장 시에 대중국 관세율을 60%, 기타 전세계 관세율을 10%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이 협상 과정에서의 위협 수단에 그치지 않고 의회 승인 및 법제화를 거쳐서 실시될 경우 미국의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 위축, 각국의 통상보복에 따른 미국 농업지대의 타격, 자동차 등 미국 산업계에서의 연쇄적인 비용 상승, 세계경제와 미국경제의 동반 위축 등이 일본경제에도 파급될 위기 시나리오는 여전히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2024.10.23
[백찬규의 ETF 클리닉] 11월 美대선 이후 투자 ... '정책초안' 들여다봐야
미국, 선거, 결과, 사람들의 응원, 투자 등의 키워드로 ChatGPT가 생성한 그림. AI 그림 특성상 오타 생성.11월 6일 미국 대선까지 2주 밖에 남지 않은 현재 지지율은 여전히 압도적인 승자를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포인트는 유권자가 얼마나 투표를 하러 가는지 여부다. 트럼프 후보가 맹비난한 우편투표가 사라지고 현장투표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즉 젊은 세대 지지가 높은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지율 차이를 높여야 한다.반면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이미 지지율에서 졌지만 대선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다. 현재 2%대의 차이는 얼마든지 뒤짚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주식시장의 대응도 선제적으로 할 경우 실패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미리 각 후보에 따른 한국과 미국 시장내 업종별 유불리를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표1. 미국 대선주자 지지율 (출처: fivethirtyeight.com)◆민주당은 큰 정부, 공화당은 작은 정부 양 후보의 상반된 정책은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의 판세를 바꿀 공산이 크다. 우선 민주당 해리스 후보는 큰 정부를 지향한다. 증세를 통해 4조달러 재원을 마련한 후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를 구상하고 있다. 산업 측면에서는 다시 한 번 신재생 에너지 부흥, 주택 공급 확대 등에 의한 투자 등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반면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감세를 통해 작은 정부를 추구하고 있다. 기업과 가계가 주도하는 미국의 경제 발전을 추구할 전망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오일 기반의 전통 에너지, 뉴시티 프로젝트를 통한 인프라 투자, 금융 규제 완화 등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표를 참고하길 바란다. 그러나 정책상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데 국방강화, 중국 견제, 리쇼어링, 인프라 투자 확대, AI 투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관련된 산업은 지속적으로 정부 정책에 기반한 수혜를 받을 수 있다.표2. 해리스 vs 트럼프 상반된 정책 (NH투자증권 정리)양 후보 당선에 따른 시나리오가 다양하지만, 당선 이후 초기 허니문 기간에서 각 후보별 정책 기대감을 반영해 주식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당선인이 확정된 이후 주목해야 할 것은 신정부 정책 초안이다. 향후 4년간의 미국 정부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가이드가 될 것이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책 초안에 담길 수 있는 내용은 감세안, 뉴시티 건설, 규제완화, IRA 및 ESG 폐지 등이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책 초안은 증세안, 규제강화, 동맹국 강화, 그린정책, 주택공급 확대 등이 될 것이다.표3. 각 후보별 당선시 예상 시나리오 (NH투자증권 정리)◆트럼프, 해리스 후보의 정책으로 본 미국 산업별 기상도금융, 방산, 소재 업종은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수혜를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운송, 상사의 경우 트럼프 정책의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 업종 전반적으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 특히 핀테크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정책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해리스 후보 당선시 트럼프 후보와 정반대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안, 건설 산업은 정책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금융, 전통 에너지, 음식료 및 유통은 정책상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의 그린 정책을 해리스 후보가 승계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관련주에 대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표4. 트럼프 후보 및 해리스 후보 당선시 미국 산업별 수혜/피해 영향 (NH투자증권 정리)◆대선 결과 만큼 중요한 상하원 선거 많은 투자자들이 대선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과 동시에 상하원 선거가 열리는 것이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만약 집권당이 상원과 하원 즉 양원을 석권하지 못한다면 정책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바뀌게 될 것이다. 트럼프 후보의 세금인하, 규제 완화, IRA 수정 정책은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해리스 후보의 부자증세, 규제 강화, 복지 지출 확대 정책도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이에 따라서 만약 상원과 하원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으로 갈리게 될 경우 시장의 우려가 줄어들 수 있음을 투자자들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이에 따른 시장의 반응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표5. 후보별 의회 동의가 필요한 정책과 불필요한 정책 구분 (NH투자증권 정리)◆각 후보별 정책에 따른 한국 주식시장 영향한국 주식시장에서 각 후보별 정책에 따른 영향도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 산업에서 방산과 조선은 수혜가 기대된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 주식시장에서 2차 전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산업은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양 진영 정책의 공통 분모는 IT, 헬스케어, 원전 산업 등이다. 후보자별 긍정요인과 부정요인 역시 상존하고 있으니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표6. 각 후보별 한국 주식시장 영향 (NH투자증권 정리)표7. 트럼프 및 해리스 후보별 우위 및 공통 정책 관련 미국 상장 ETF 8선(주: 2024년 10월 18일 종가 기준 / 출처: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표8. 트럼프 및 해리스 후보 당선에 따라 유리한 국내 상장 ETF 4선(주: 2024년 10월 18일 종가 기준 / 출처: FnGuide,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본 내용은 작성자가 속한 기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며, 작성자의 조사 분석에 따른 개인적인 견해를 반영한 내용입니다. 본문 내용 중 종목과 ETF는 특정 지표 관점에서 추출한 단순 리스트 입니다.
2024.10.23
[경매 NPL컷] 개인채무자보호법이 경매와 NPL업계에 미칠 영향
엠플러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직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개인채무자보호법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그건 빚을 못갚아 독촉받는 사람들을 위한거 아닌가? 나랑 무슨 상관이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 NPL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여러분이 투자하시는 시장에도 여파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NPL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먼저 개인채무자보호법이 뭔지 말씀드려야겠죠. 2024년 10월 17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빚을 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입니다. 쉽게 말해서, 빚 독촉을 하는 방식에 제한을 두고 채무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골자입니다.주요 내용들을 간단하게 살펴보면요.1. 채권 매매 제한 은행 같은 금융회사가 개인의 빚을 NPL 회사(부실채권 매입 회사)에 파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채무조정 중인 빚(가장 강력한 변경 내용)- 누구 빚인지 불분명한 경우- 이미 세 번 이상 다른 곳에 팔린 빚 같은 경우에는 아예 팔 수 없게 됩니다. 여기서 3번 이상이라 함은 원채권자(보통 은행) → NPL → NPL → NPL 같은 경우인데요. 통상 신용채권은 6~8회차 이상 매각이 진행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 조항도 NPL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2. 집 경매 보호 6억원 이하 집의 경우, 대출금을 못 갚더라도 바로 경매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연체된 후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 해요. 이는 서민들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얼핏 보면 참 좋은 제도 같은데요. 이 말은 연체 기준이 3개월+추가 6개월 즉 경매를 넣으려 해도 최소 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엠플러스 독자님들은 특히 이 부분을 주의 깊게 보셔야 해요.일반인들 눈에 보이지 않는 '경매 예정물건' 수준에 엄청나게 많은 물량이 쌓인다는 뜻이거든요. 이게 정말 엄청나게 무서운 이야기인게 수치상으로는 정상으로 보이지만 발 밑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는 땅 위에 서 있는 격입니다. 멋모르고 경매시장에 뛰어들었다간 큰일납니다. 3. 채무조정 기회 확대 빚진 사람이 채무조정을 요청하면, 금융회사는 10일 안에 답을 해야 합니다. 채무조정이란 원금이나 이자를 줄여주거나, 갚는 기간을 늘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 동안에는 신용회복위원회나 개인 회생, 파산 등으로 가서 부채액을 조정하는 절차를 진행했지만 이제는 내가 대출 받았던 금융기관에 바로 부채를 조정해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빚이 많은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겠지만 앞으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분들에게는 안 좋은 소식입니다. 앞으로 금융사에서는 채무조정이 필요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객만 골라서 대출해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신용점수가 좋아도 소득이 낮으면 언제든지 조정 요청이 올 수 있다는 전제로, 대출 심사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입니다.그러면 NPL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볼까요?1. NPL(채권매입추심업)사업이 어려워집니다.- 살 수 있는 채권이 줄어듬.- 집 경매를 통한 돈 회수가 늦어짐.-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아파트 담보 채권이 나오려면 6억 이하의 경우에는 이젠 9개월이 지나야 합니다. 하지만 1금융권의 채권최고액이 110%이며, 연체이자는 +3%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부실채권 매입시 엄청나게 할인 받지 않는 이상 고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금융사별로 채무조정을 신청한다고 하면 이에 대한 추가 기간을 고려하면 버퍼 기간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2. 채권 관리 비용은 늘어납니다.- 법률 전문가를 더 많이 고용해야함.- 직원들 교육도 더 많이 해야함.- 법규를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스템도 필요함.기존에도 비슷한 내용이 항상 있어왔지만 이번 채무자보호법은 더 강력하게 제재를 가할 것입니다. 통상 ‘부띠끄급 NPL법인’은 대표와 직원 1~2명으로 사무실이 운영되는 편인데, 이런 부대비용 증가는 수익에 직결로 연결이 되어 매우 부담스러울 것으로 예상됩니다.3. 담보부 채권을 매입할 때 사용하는 질권대출 대출받기도 어려워져요. NPL 회사들은 보통 채권을 사고 이를 담보로 다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했는데, 이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채권 매입가의 90%에서 75%로 줄어듭니다. 이는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죠. 이는 개인이 소유한 아파트의 채권에 대한 내용이지만 아파트 채권이 대부분 개인채권자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4. 결론적으로 이 개인채무자보호법은- 빚진 사람들은 더 보호받게 되지만,- NPL 업계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많은 NPL 회사들이 다른 사업을 찾아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이 법은 사회적으로는 필요한 조치일 수 있지만, NPL 업계에는 큰 변화와 도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NPL 회사들은 새로운 사업 방식을 찾거나, 아니면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조치에 따라, 보통 사람들도 대출을 받기가 까다로워지고 경매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투자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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